김준식 시인이 지난해 <움직이는 나무>에 이어 최근 두 번째 시집 <보물찾기>를 펴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는 산청 이야기를 많이 풀어낸다. 고향은 창녕이지만 활동하는 곳이 산청이라 그런가 보다. 1집에서 산청9경을, 2집에서는 산청3매를 읊었다.

"서울에서 간다, 집으로 간다/ 춘삼월 찬바람 탓도 있다/ 낯선 도시의 황량함 탓도 있다. 허허롭다/ 강남버스터미널에서/ 물 한 잔 마시려다 이백 밀리리터 우유 한 통 팔백 원에 샀다/ 비싸다 너무 비싸다, 요즘 왜 이래?"('집으로 간다' 1연)

언제라고 날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일기를 쓰듯 썼다. 모든 시가 그런 건 아니지만 일기 형태 시가 제법 있다. 그래서 '교환일기형' 시집이라고 이름을 붙였겠다.

시집은 1부 인생은 꽃이다, 2부 낙엽을 위한 변명, 3부 그래, 괜찮다, 4부 산청3매로 구성했다. 전체를 보면 인생을 관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꽃은 봄이요, 낙엽은 겨울이겠다. 자연 속에서 삶의 이치를 깨달았으리라.

"당신이라면 감행할 수 있습니까?/ 시곗바늘이 어지럽도록 돌고 나니/ 다 헛것이었습니다"('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마지막 사랑을 확인하고 이 세상을 떠나려고 했습니다' 전문)

다시 시집 첫 장에 실린 '서시'를 읽는다. "살고 싶었다/ 살아서 웃고/ 살아서 울고 (…) 죽고 싶었다/ 죽어서 울고/ 죽어서 웃고". 삶에 대한 시인의 강렬한 애착이 엿보인다. 생각나눔. 192쪽.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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