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예단체총연합회 세미나
참석자들 서예 발전 방안 논의
전문가·교육과정 개발 강조

경남 서예 교육 활성화 방안으로 지역대학에 서예학과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남서예단체총연합회가 24일 오후 2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경남서예의 빛과 맥'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황재은(더불어민주당·비례) 경남도의원은 "서예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것은 서예교육 전문인력 양성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유관기관 협력체계 구축, 서예 인식개선 작업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지난해 5월 '경남도 서예진흥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했으며, 이 조례는 도의회 377회 본회의를 통과해 같은 해 8월 시행됐다.

황 의원은 서예 교육인을 꾸준히 키워내려면 지역대학 내 서예학과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청 차원에서 방과 후 교실을 활용해 서예 교육 프로그램 개발 필요성도 제기했다.

황 의원은 "쓰기 중심 도제식 교육에서 벗어나 서예를 역사·문화·철학·문학 등과 접목해 재미를 유발할 수 있게 기획돼야 한다"며 "서예가 배울 만하고 즐길 만한 것이라는 인식을 지역민에게 심어 줘야 서예가 발전할 수 있고 도민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남서예단체총연합회와 경남서예협회, 지역 서예인과 대학·시민사회·지자체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논의로 실천방안을 마련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제 국제서예가협회 이사는 "서예를 인문학과 연계해 시대 정서가 반영된 장르로 만들어야 한다"며 "융복합 시대인 만큼 선진 문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24일 '경남서예의 빛과 맥' 학술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최석환 기자
▲ 24일 '경남서예의 빛과 맥' 학술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최석환 기자

최은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창작력을 높이기 위한 서예인 개개인 노력, 대중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 기획, 이를 실행에 옮기려는 서예단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최 예술감독은 "지식인이 공유하던 서예 문자를 대중에게 감상하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경남지역 서예 부흥을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서예인 개개인의 성찰과 개선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차일수 경남문인화협회장은 제도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사업 주체가 없어 서예인들이 시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 협회장은 "한국은 '서예교사'라는 직위나 명칭 자체가 없어 서예 전공자 대부분은 예술강사나 서예강사로 살아가며 초중등 미술교육 내 방과 후 서예 교육을 담당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서예 교육전문가를 양성해 교육 현장에서 진로를 닦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교단에 있는 교사에게 연수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 주장했다. 도교육청에서 서예교육 연수제도를 마련해 교사들에게 서예 기능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차 협회장은 기존 우수 자원을 교육 대상자로 끌어내면 서예 교육전문가를 단기간에 육성할 수 있다며 법적 기틀을 마련한 뒤 교육전문가 교육과정을 수행한 자에게 국가 공인 자격증을 배부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는 "문화예술교육 지원 법령에 따라 2012년 8월 시행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관 문화예술교육사 제도는 교원 이외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을 국가 자격체계로 만들어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을 실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면서 "미술·연극·국악·무용·음악 등 총 10개 분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제도에 서예 분야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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