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18일 합당 논의에 들어갔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전날 당대 당 통합 추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우상호(서울 서대문구 갑) 의원이 협상 대표로 나선다. 열린민주당 협상 대표가 정해지면 협상단 차원에서 통합 시기와 방식 등을 두고 실무 논의를 할 방침이다. 4선 중진 전략통인 우 의원은 지난 4.7재보궐 선거 때도 열린민주당과 합당을 주장한 통합파다.

고 수석대변인은 "열린민주당과 어떻게 통합할 것이냐는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수차례 논의가 있었다"며 "시기를 놓고 생각이 다른 지점들이 있었으나 통합 자체에는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해 4.15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정봉주 전 의원 등을 중심으로 탄생한 비례대표 정당이다. 친 민주당 성향 중에서도 강성 지지층이 당을 이루고 있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성향을 두고는 "같은 가치를 가진 정당인 만큼 통합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충분히 융화될 수 있을 것을 본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둔 만큼 이재명 후보로 사실상 단일화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열린민주당에서) 별도 후보 선출이 없는 상태에서 당대 당 통합이니까"라고 답했다.

합당 후 당명 변경 같은 의제를 두고는 "흡수통합이라면 기존 당명을 쓸 수도 있으나 지금은 당 대 당 통합인 만큼 당명까지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와 최 대표는 이 후보 선출 직후 비공개로 만난 후 긴밀히 소통하며 통합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후보가 범여권 대통합을 제안하며 "당헌·당규 위반이나 탈당 등 해당 행위를 두고 입당을 거부하거나 입당해도 공천 시 감점하는 제재가 있는데 이를 '정치적 대사면'으로 풀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합당 논의는 이 같은 대통합론 제시 이후 후속 조치로 여겨진다.

더구나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 적잖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핵심 지지층을 내부로 끌어들여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외연을 넓히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열린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선출하지 않아 별도 단일화 절차 없이 자연스레 이 후보 지지세를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반문'(反文) 빅텐트를 내세워 세 불리기에 나선 상황에서 민주당도 진영 결집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제는 강성 지지층 중심 열린민주당 성향 탓에 통합이 자칫 상승효과보다는 중도층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열린민주당 법조인 출신 최강욱 의원을 중심으로 한 검찰개혁, 언론인 출신 김의겸 의원을 축으로 한 언론개혁 드라이브가 민주당에 더욱 강하게 작용하면 중도층에 피로감을 더할 수도 있다.

김의겸 의원은 양당 합당 추진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열린민주당이 악역을 맡겠다. 선대위에 활력을 불어놓고 생기를 되찾는 데 기꺼이 '메기'가 되겠다"고 합당을 환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조직력과 열린민주당의 기민함이 합쳐지면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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