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잠시만. 이거 떨어트렸어~!"

18일 오전 6시 50분께, 마산중부경찰서 모범운전자회 소속 김모 (65) 씨가 다급히 한 수험생을 불렀다. 부모님 차에서 내리던 순간, 손목시계를 도로에 떨어트린 순간을 목격해서다. 막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던 수험생에게 시계를 전달한 김 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오늘같은 날 손목시계는 너무 중요한 소지품이다"라며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라고 말했다. 

예전에 김 씨 자식들도 수능을 치른 일이 있어서 학생을 못잡을까봐 덩달아 마음을 졸였다. 10여년 전쯤 김 씨는 수능 당일 택시를 못잡아 전전긍긍하는 수험생들을 자신의 차로 시험장까지 태워다주는 봉사활동도 했다. 

마산중부경찰서 모범운전자회 소속 김모(65) 씨가 마산여고 교문앞에서 경찰과 함께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그는 이날 한 학생이 손목시계를 흘린 순간을 목격하고, 곧바로 쫓아가 찾아줬다. /이창우 기자 irondumy@idomin.com
▲마산중부경찰서 모범운전자회 소속 김모(65) 씨가 마산여고 교문앞에서 경찰과 함께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그는 이날 한 학생이 손목시계를 흘린 순간을 목격하고, 곧바로 쫓아가 찾아줬다. /이창우 기자 irondumy@idomin.com

그가 소속된 모범운전자회는 매년 수능시험날마다 오전 5시 30분부터 9시까지 시험장 근처 교통 통제를 돕는다.  마산여고 앞은 편도 1차로밖에 안되는데다, 정방향·반대방향에서 자녀들을 내려주려는 부모들이 많아 혼잡했다. 이들은 차들이 비상정차하거나 수험생들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경찰과 함께 수신호를 보냈다.

이들은 주로 개인·법인택시, 시외버스 기사 등 운전 숙달자로 구성됐고, 수능날뿐 아니라 매일 학생 등교시간에 등교길 안전에 손을 보태고 있다. 

한편, 오전 7시 50분께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수험생도 있었다. 이 학생 시험장은 마산제일여고인데, 마산여고에 내렸다. 학생은 발을 동동 굴렀지만 다행히 5분 만에 돌아온 부모님 차량에 다시 탔다. 오전 8시 50분께 마산여고 정문이 닫혔고, 경찰과 모범운전자회원들은 덕담을 건네며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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