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6시 30분께 마산여고 교문이 열리자마자 문모 마산여고 교사가 학생 안내를 시작했다. 들어오는 수험생마다 목례로 답했다. 

문 교사는 "이전과 비교하면 열기 자체가 많이 다르다"라며 "입시 비중이 줄어서 이미 수시에 붙은 친구들은 편한 마음으로 시험치러오는 일도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제자들도 이번에 상당수가 수능을 본다"라며 "실수하지 말고 본인이 공부한만큼만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라고 응원했다.

문 교사 말대로 시험장 앞 풍경은 이전과 많이 달랐다. 각 학교 후배들의 응원전도, 수험생들에게 커피나 핫팩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식들을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과 이에 화답하고픈 학생들의 각오만이 여전했다. 한 어머니는 교문을 통과하는 자녀를 보며, 두 손을 불끈 쥐고 "화이팅!"이라고 크게 외쳤다.

18일 오전 수능시험장인 마산여고 정문 앞에는 후배들의 응원전이나 커피를 나눠주는 자원봉사자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창우 기자 irondumy@idomin.com
▲ 18일 오전 수능시험장인 마산여고 정문 앞에는 후배들의 응원전이나 커피를 나눠주는 자원봉사자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창우 기자 irondumy@idomin.com

마산여고 행정직원 박광렬(70) 씨는 "달라진 시험장 풍경을 지켜보니 조금은 쓸쓸한 느낌도 난다"라며 옛 풍경을 회상했다. 그는 수능이 도입된 1993년부터 지금까지 시험장 풍경을 지켜봤다. 박 씨는 "12월 엄동설한에 시험장 바깥에서 시험이 끝날 때까지 앉아 있던 부모님들도 있었다"라며 "어디 들어가 계시라고 해도 꼼짝 않으시는 통에, 내 차를 가져와서 그 안에 모셨던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당시 시험장 교문은 부모님들이 꽂아둔 엿가락으로 가득헀지만, 이젠 그런 광경도 역사가 됐다.

응원전도 대단했다. 박 씨는 "여러 학교에서 몰려든 후배들이 전날 밤 학교 운동장 귀퉁이에 불을 피워놓고, 선배들 응원에 열정을 쏟았었다"라며 "그곳에서 좀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쟁탈전도 치열했는데, 어느 순간 교육감 방침으로 없어지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작년까지만 해도 시험 당일에는 응원오는 친구들도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시대가 많이 변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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