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장비 사용에 고충
다루다가 크고작은 질병 얻어
정책자료 속 여성친화농기계
중소형 장비에 이름 바꿔치기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서 농업, 농촌에서 여성의 고충을 조사한 항목이 있다. 이에 여성농업인은 '농사일에 체력이 부족'(32.8%), '농기계 및 시설 사용이 어려움'(16.1%) 등을 꼽았다.

경남 여성농업인 ㄱ 씨는 "손으로 뽑았던 잡초를 예초기로 작업한 적이 있다. 종일 사용하고 관절과 근육에 무리가 가 염증이 생겼다. 하루 만에 손목에 터널증후군, 팔꿈치에는 테니스엘보를 진단받아 치료받았다"고 말했다. 예초기의 압력에 못 이겨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근육에 무리가 간 탓이다.

이어 ㄱ 씨는 "예초기에 바퀴를 달아 360도 회전할 수 있게 한다면 여성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농기계가 될 것이다. 몇 년 전 일본에서 개발한 외발 관리기가 있었는데 이제 그것마저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2021년 여성농업인 정책 자료집>을 보면 여성친화농기계를 빌려주고 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여성농업인들은 농기계임대사업소는 알고 있으나 여성친화농기계의 존재는 모른다고 말했다.

여성농업인 정책 자료집을 보면 2019년 기준 경남에서 여성친화농기계 임대가 가능한 곳은 55곳에서 21대를 빌릴 수 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이는 경남도의 설명과 차이가 난다. 경남도는 도내 농기계임대사업소가 43곳이라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에게 어떤 수치가 정확한지 물었다. 하지만 해당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현안 처리에 바빠 여성농업인 정책 자료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도내 55곳의 여성친화농기계 21대 보급 방식도 물었지만 이 또한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여성용, 여성친화농기계가 별도로 마련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형 농기계가 비교적 사용하기 쉬우니 여성친화농기계라고 부르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도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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