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토기 특징 보여줘

함안 말이산 25호분에서 출토된 굽다리등잔이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677호로 지정됐다. 함안박물관이 소장한 아라가야 유물로는 최초다.

25호분은 아라가야 최고 지배층 묘역인 함안 말이산고분군(사적 제515호) 중심능선에 자리해 일제강점기 발굴 시도와 여러 차례 도굴 피해를 본 곳이다. 하지만, 굽다리등잔은 2015년 발굴 당시 부러진 뚜껑 돌 아래에 숨겨져 있어 도굴 피해 없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고대 등잔 토기는 다리가 붙은 넓은 접시에 등잔 2~5개가 붙은 것이 대부분인데, 이 굽다리등잔은 전형적인 아라가야식 굽다리접시에 등잔 7개가 붙은 것이 특징이다.

▲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677호로 지정된 함안 굽다리 등잔. /함안군
▲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677호로 지정된 함안 굽다리 등잔. /함안군

또한, 굽다리접시 아가리 부분을 말아 좁고 긴 관(管) 모양으로 기름저장 공간을 마련했다. 그 위에 높이 3㎝, 지름 6㎝ 남짓 등잔들을 배치하고, 등잔 바닥에 지름 2~4㎜ 구멍을 뚫어 심지를 꽂아 관과 등잔 안 기름이 일정한 양을 유지하면서 불을 밝힐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적이다.

군 가야사담당관실은 굽다리등잔이 아라가야 최고 지배층이 사용한 조명용기로, 우리나라 고대 조명용기 중 가장 많은 등잔이 부착된 데다 아라가야식 토기 특징도 잘 보여줘 역사성과 희소성 측면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굽다리등잔 문화재 지정은 함안박물관이 소장한 아라가야 유적 발굴 유물 중 최초이며, 아라가야 발굴 유물 중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함안 마갑총 출토 말갑옷과 고리자루 큰 칼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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