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는 날〉 연습 한창
문화콘텐츠학과 60명 참여
29∼31일 3.15아트센터 공연

"언제까지 장만 담그며 살 수 없잖아 / 모두를 위한 거야 / 원했던 유학도 보내고 또 밀어줄 거야 / 우리들의 장밋빛 인생 펼쳐질 거야 / 꿈만 같은 인생 / 이거 정말 좋은 기회야 / 설득해야만 해 반드시!"

지난 22일 오후 7시 경남대 산학협력관 1층 연습실. 문화콘텐츠학과가 선보이는 뮤지컬 <장 담그는 날>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노랫소리가 먼저 비어나왔다.

오는 29∼31일 사흘간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소극장 공연을 앞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실제 공연처럼 연습하는 '런 스루'(Run Through) 형태로 막바지 단체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 노래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절대 안 뎌!"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100년 전통 장맛을 자랑하는 최씨 가문 최고 어른인 문 여사가 막내딸 수정이 다니는 식품회사에서 추진하는 전통식품 계열 확장사업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족들에게 엄포를 놓는 장면이다. 회사에서 장 맛집 비결과 문 여사 이미지를 회사 마케팅에 사용하는 조건으로 30억 원을 주겠다고 제안하지만, 문 여사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반대 일색이다. 이미 계약이라도 한 듯이 들떠있던 가족들은 풀이 죽고 만다. 그러면서도 "자식 이기는 부모 봤느냐"며 설득하면 될 일이라고 다그친다.

뮤지컬 <장 담그는 날>은 제10회 대구 국제뮤지컬 페스티벌 창작뮤지컬상을 받은 작품이다. 식품회사 제안을 받아들여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최씨 종갓집 가족과 이를 원하지 않는 맏며느리 문 여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그렸다.

▲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학생들이 22일 연습실에서 뮤지컬 <장 담그는 날>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학생들이 22일 연습실에서 뮤지컬 <장 담그는 날>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학부생·대학원생·조교수 등 60명이 배우와 스태프로 참여하며, 중국인 유학생과 타학과 학생 일부도 공연에 함께한다. 1∼4학년 전 학년이 골고루 참여해 극본을 제외한 무대 연출을 모두 창작했다. 지난 8월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하고 나서 하루 2∼3시간씩 모여 어렵게 연습을 이어왔다.

문 여사 역을 맡은 김채은(22·음악교육과 4) 학생은 "배우 일에 관심이 있어 뮤지컬을 해보고 싶던 때 부전공을 하는 문화콘텐츠학과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를 결정했다"며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있었지만 다행히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공연장에 오셔서 재미있게 뮤지컬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여사 아들 역을 맡은 조화정(25·문화콘텐츠학과 4) 학생은 "서울에 있는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배우를 꿈꿔왔다. 학과 공연에 참여하게 된 건 지난해 <창수책방>이라는 창작극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며 "가족극인 만큼 작품을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영재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지역에서도 충분히 작품을 만들어낼 능력도 기회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작품 올리려고 노력한 만큼 배우들이 무대에서 긍정의 힘을 관객에게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29일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30분 △30일 오후 2시·6시 △31일 오후 1시·5시 등 6차례다. 관람료 무료. 문의 055-719-7800.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