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야기 13편 담아
〈민들레…〉 생태환경 주제

산청에서 태어나 교육자로 활동하면서 동화와 동시·수필을 쓰며 문학 활동을 꾸준히 해온 이창규 아동문학가가 최근 동화집과 동시집 2권을 동시에 펴냈다.

동화집은 <아버지 가슴엔 초록탑이 있어>이고 동시집은 생태환경을 주제로 한 <민들레 꽃대에 앉아 날고 싶어요>다. 두 권 모두 도서출판 경남이 '경남어린이' 연작물 11, 12권으로 발간했다.

이창규 동화집 '아버지 가슴엔 초록탑이 있어'
이창규 동화집 '아버지 가슴엔 초록탑이 있어'

동화집에는 현대 어린이들이 겪었을 법한 이야기도 있지만 옛날이야기가 많다. 옛날이야기 중에서도 탑 이야기가 눈에 띈다. 책 제목으로 끄집어 낸 동화 '아버지 가슴엔 초록탑이 있어'는 산청 단속사지 삼층석탑 2기에 얽힌 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구름마을에 사는 아버지와 아들 삼형제 이야기인데 첫째 아들이 꾼 꿈이 3층 석탑에서 떨어졌는데, 지네가 덥석 안아 전혀 다치지 않는 꿈이었다. 둘째와 셋째도 훌륭한 사람이 되지만 그런 꿈을 꾼 첫째는 훌륭한 명의가 된다.

삼층석탑 이야기는 '두꺼비 지킴이는'에도 나온다. 이 동화에서는 단속사 두 개의 삼층석탑 이야기라고 적시하고 시작한다. 주인공 석하는 탑 2층에서 자다가 아래로 떨어졌는데, 전혀 다치지 않았다. 그게 탑마을에서 전해져오는 두꺼비의 도움 때문이라는 설정으로 설화를 끌어들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동화집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 13편이 실렸다.

이창규의 동시집 '민들레 꽃대에 앉아 날고 싶어요'
이창규의 동시집 '민들레 꽃대에 앉아 날고 싶어요'

동시집에서 이 작가는 "자연과 동심, 우리가 모두 자연이며 하나"라고 강조하고 "동심은 누구나 가슴 속 깊이 품고 사는 소중한 보물이며 동심 회복은 인간성 회복"이라고 덧붙였다. 그러한 절실한 시심(詩心)의 결정체를 이번 동시집에 그려낸다.

"무심코 할아버지 밟고 간/ 민들레꽃// 땅속 집/ 초인종이 울렸다// '아이 이걸 어째 많이 아프겠다'/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내려놓고/ 무릎을 꿇는다// 연두 그 민들레꽃은/ 먼저 웃는다// 미안해요// 하얀 그 민들레가/ 연둣빛으로 활짝 웃는다// 연두 그 민들레꽃"('연두 그 민들레꽃' 전문)

무심코 지나가다 밟은 민들레꽃에게도 미안해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할아버지의 순수한 동심은 어쩌면 시인을 닮았으리라.

시집은 1부 '연두 그 민들레꽃' 2부 '할머니 약속' 3부 '섬 등대' 4부 '도자기 얼굴' 5부 '춤추는 교통순경' 6부 '큰 그릇'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17~18편씩 총 107편 동시가 실렸다.

이창규 아동문학가
이창규 아동문학가

이창규 작가는 2003년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했고 한국아동문학상, 한국PEN문학상, 경남도문화상, 경남예술인상 등 굵직한 수상 경력에 동시집 <열두 달 크는 나무>, 동화집 <종민이의 푸른 꿈> 등 40여 권의 작품집을 냈다. 동화집 119쪽. 1만 5000원. 동시집 151쪽.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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