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연계 사업 존폐 우려
행안부 국비만큼 보전하기로
도내 9개 단체 일제히 환영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 지원 사업'이 행정안전부 지방이양 사업에 포함되면서 내년부터 국비 지원이 중단된다. 다만 기존 국비 만큼 5년 동안 지역상생발전기금으로 보전될 전망이다. 국비 지원 중단으로 지원 예산 삭감 등 직격탄을 맞을 것을 우려해온 지역 예술인들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18일 "행정안전부가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 지원사업' 국비 지원 중단에 따른 예산을 지역상생발전기금(이하 기금)으로 보전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문화체육관광부에 보낸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지원 사업을 주관해온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마련한 공연예술분야 협력 발전 간담회에서 기금으로 국비를 보전하는 의견이 나온 만큼 앞으로 최대 5년 동안 국비가 보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 지원 사업은 2010년 시작돼 올해로 11년째 진행돼 온 지역 문화예술인 지원사업이다. 매년 한 차례씩 3년 이상 공연 경력이 있는 문화예술단체 10곳 안팎이 선정돼 문화예술회관 연습실과 공연장 무상 대여·예산지원 혜택을 받아왔다.

올해 경남지역에 투입된 예산은 국비 3억 8800만 원·도비 3억 8800만 원을 합해 7억 7600만 원이다.

올해 초 공모에서 신청서를 낸 15곳 단체 중 연극·음악·전통예술단체 9곳이 선정됐다. 이들은 4월부터 산청·통영·사천 등 지역 문화예술회관 등에 상주하며 작품 창작과 공연 등을 벌여왔다. 사업비 정산까지 포함해 12월 30일이면 올해 사업은 종료된다. 2021년 기준 단체 9곳은 4000만~1억 원을 받았다.

이한솔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예술진흥팀 과장은 "국비가 끊기면서 지원 규모 축소나 사업 존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예술인 지원사업이 계속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사업 최종안은 이르면 11월 중에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예술인들은 국비가 기금으로 보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영 뜻을 밝혔다.

손민규 극단 아시랑 대표는 "지역 공연장 활성화와 지역 단체 자생력 강화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에 예산이 보전되는 건 긍정적인 일"이라며 "다른 시도에 비해 경남은 상주단체 사업이 잘 진행되는 지역인데, 사업이 이어질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훈호 극단 장자번덕 대표는 "이 사업이 지역 문화예술단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역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 있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이 계속되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대호 극단 미소 대표는 "올해 처음 상주단체가 돼서 4000만 원을 받았는데,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며 "내년에 또 상주단체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속적으로 선정돼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꾸려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사업 예산이 대폭 감축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예정대로 내년 초 문화예술단체 사업 공모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한솔 과장은 "올해와 비슷하게 예산이 책정되면 내년에도 9곳 정도 단체를 선정하게 될 것"이라며 "사업 공고는 내년 초에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