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연구단체 모의시험 ... 3도 오르면 사라지는 동네도
함안·밀양·창원 대산면 일대 낙동강 유역도 큰 타격 예상

지구 대기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또는 3도가 오르면 경남지역 해안선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기후 과학을 분석하고 보고하는 비영리 연구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와 함께 분석한 결과를 CNN이 전했고, 국내 언론도 이를 지난 14일 보도했습니다. 클라이밋 센트럴이 구축한 누리집(picturing.climatecentral.org)에서는 지구 기온 1~4도가 오르면, 즉 지구온난화에 따라 주요 지역이 얼마나 물에 잠길지 연구한 결과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모의실험(시뮬레이션) 지도를 훑어보니 경남 역시 대부분 해안, 강과 하천 주변, 매립지 피해가 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현재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전보다 1.2도가 높은 상태다. 그래서 이미 많은 과학자가 기후위기로 더 큰 피해를 막으려면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8년 인천 송도 회의에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 2050년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 0)을 달성한다고 해도 지구 기온은 1.5도 넘게 오르고, 2050년 이후에도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2060~2070년대에는 상승 폭이 3도가 된다는 전망도 있었다.

1.5도와 3도 상승을 가정해 경남지역이 어떻게 변화할지 살펴봤다. 매립지는 대부분 물에 잠기고, 심하면 완전히 사라질 우려가 있는 동네도 눈에 띄었다. 산업단지·공항·유통단지·주거단지·석탄발전소 등 곳곳에서 침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군청까지 위협 =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과 웅동2동 일부가 침수 피해를 보는데, 웅동파출소 앞 웅동교까지 잠겼다. 진해 남문지구는 1.5도 상승에도 침수됐다. 창원마천일반산업단지, 제덕만 매립지, 진해국가산업단지, 장천부두, 진해항 제2부두, 진해루와 경화시장, 속천항 등도 영향을 받았다.

삼귀해안로 역시 1.5도 상승에 물에 잠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3도 상승에는 인근 두산중공업과 볼보그룹코리아 앞까지 물이 찼으며, 적현로 일대 공장도 잠길 우려가 있었다.

마산자유무역지역과 봉암공업단지도 1.5도 상승에 침수 피해를 겪었다. 3도 상승 때는 창원NC파크와 양덕2동 고층 아파트 단지까지 바닷물이 들이닥쳤다. 창원천을 따라 대원동 전체와 명서·팔룡·봉곡동 일부가 영향을 받았다.

마산만 해안선도 변화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3도 상승 때는 마산의료원 주차장이나 경남대 월영지 앞까지 물이 차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산가포신항, 덕동 공영차고지, 창원시 하수도사업소, 창원수정일반산업단지, 광암해수욕장 등도 침수를 피하지 못했다.

고성 당항포관광지는 1.5도 상승에도 물난리 우려가 있었다. 3도 상승 때는 바닷물이 고성군청까지 위협했다. 1.5도 상승에 통영경찰서 일대까지 차오른 바닷물은 3도 이상이면 통영대전고속도로 일부까지 삼켰다. 통영 무전동 일부도 잠기는데, 3도까지 오르면 통영시청 턱밑까지 물이 찼다. 1.5도 상승에 통영항과 서호시장, 3도 상승에 강구안과 통영중앙전통시장, 통영국제음악당 대부분이 잠겼다.

◇산업거점 타격 예상 = 산업 거점도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상당 부분이 침수 피해를 보고, 상황이 심각해지면 거제고현시장까지 침수됐다. 삼천포화력발전소와 삼천포항도 영향을 받고, 3도 상승 때 바닷물은 사천공항 코앞까지 들이닥친다.

하동 화개장터 삼거리 부근과 하동 동정호 일대도 물에 잠겼다. 섬진강 물줄기로 이어지는 주교천, 고전천, 진정천 일대가 침수되는데, 그 범위가 넓을 때는 고전초등학교와 하동읍성 앞에 이르렀다. 바닷물은 하동군청까지도 들이닥치는데, 3도 상승 때는 군청과 군의회, 하동공설시장까지 삼켰다. 금성면과 갈사만조선산업단지는 1.5도 상승에도 침수됐다. 경남도립남해대학, 남해 창선면사무소도 턱밑까지 위협받았다.

내륙에서는 낙동강 유역이 큰 영향을 받았다. 함안 법수·대산·칠서·칠북면, 창녕 장마·도천면, 밀양 무안·초동·상남면과 하남·삼랑진읍, 주남저수지와 동판저수지 일대, 창원 대산면과 김해 진영신도시, 김해 한림·생림면, 화포천습지생태공원 일대 등이다.

3도 상승 때는 함안고등학교와 함안나들목 앞이나 창원 북면 감계지구 들머리까지 침수 피해 예상 범위가 넓어졌다. 양산은 물금신도시 일대가 영향을 받는데, 3도 상승 때는 바닷물이 남양산나들목을 삼키고 양산시청 턱밑까지 차올랐다. 김해국제공항과 김해관광유통단지 등은 1.5도 상승에도 대부분 잠겼으며, 3도 상승에는 부산김해경전철 김해시청역을 포함해 수로왕릉역까지 침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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