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부마항쟁 기념식 열려
항쟁 참가자 국민의례 무대에
마산 상황 재현 서사극도 선봬

유신독재에 맨몸으로 맞섰던 부마항쟁의 그날이 항쟁 당사자 목소리로, 극으로 재현됐다. 김부겸 총리는 기념식에서 항쟁 관련자에게 감사를 표하는 한편, 진상규명위원회 기간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42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이 지난 16일 오전 10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 하병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허성무 창원시장, 김윤일 부산시 경제부시장, 송기인 전 부마민주항쟁재단 이사장, 최갑순 신임 이사장, 홍순권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과 부마항쟁 관련자·가족들이 참석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도 자리했다.

기념식 주제는 '부마를 넘어, 시월을 넘어'였다. 부산과 마산의 지역성, 1979년 10월의 시대성을 뛰어넘어 한국 민주주의사에서 항쟁이 갖는 가치를 확산하고 연대하자는 취지다.

▲ '제42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이 지난 16일 오전 창원시 3.15아트센터에서 열렸다. 배우 이재용 등이 고 김택용 당시 부산일보 마산 주재기자의 취재원고를 소재로 한 <기억의 공유···부마> 서사극을 공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제42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이 지난 16일 오전 창원시 3.15아트센터에서 열렸다. 배우 이재용 등이 고 김택용 당시 부산일보 마산 주재기자의 취재원고를 소재로 한 <기억의 공유···부마> 서사극을 공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부마민주항쟁기념 창작곡 공모 대상곡인 '시월의 당신' '그날 10월' 공연이 펼쳐진 후 의미 있는 국민의례가 이어졌다. 42년 전 애국가를 불러 마산 지역 항쟁의 불을 댕겼던 이윤도(당시 경남대 3학년) 씨가 무대에 나섰다. 이 씨와 영상 속 항쟁 참가자, 경남대·부산대 학생 50여 명, 기념식 참석자들은 공간·세대 벽을 허물고 함께 노래했다.

항쟁의 발단을 짚은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신임 이사장의 경과보고 이후, 42년 전 마산의 상황을 재현한 서사극이 이어졌다. 고 김택용 당시 부산일보 마산 주재기자의 취재원고를 재구성한 내용으로, 당시 경남대·창동·오동동·불종거리 시위 상황과 결국 보도 통제로 전해지지 못한 상황까지 충실히 담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정부는 부마민주항쟁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보상, 가려진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부마항쟁 진상조사기간을 연장하고 조사 인력도 추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쟁의 온전한 모습이 더 폭넓게 알려질 수 있도록 창원 민주주의전당, 부산대 부마민주항쟁기념관 건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영상에서는 이창곤 부마항쟁기념사업회 이사, 손정은 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등 항쟁 관련자들과 유족 윤마지아 씨 등이 항쟁 이후 겪었던 트라우마를 털어놓는 한편, 항쟁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 잘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 시민들이 유신정권에 맞서 들고 일어난 민주화운동이다.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함께 4대 민주항쟁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2019년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첫 기념식은 창원에서 열렸고, 지난해 부산에 이어 올해 다시 창원에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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