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
공론화 의견보다 200병상 적어
착공 2025년·준공 2년 더 미뤄져
도, 최종계획 확정해 절차 진행

'서부경남 공공병원'이 마산의료원 규모 수준으로 추진된다. 300병상 규모와 2027년 완공 목표다. 이는 공론화 과정에서 제시된 도민 의견에서 벗어나 있다.

경남도는 30일 오후 도청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올해 3월부터 용역을 진행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우선 병원 규모는 '300병상'으로 제시됐다. 진흥원은 진주권(진주·사천·남해·하동·산청) 거주자 병원·의료기관 이용 현황을 나이대·지역별로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필요 병상을 170~320개로 산출했다. 진흥원은 "300병상 규모 공공병원 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분해서 보면 △일반 병실 212개 △호스피스 15개 △재활 병동 30개 △음압 격리 병동 23개 △집중 치료실 20개다.

▲ 30일 오후 경남도청 2층 도정회의실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30일 오후 경남도청 2층 도정회의실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진료과는 18개로 제시됐다. 내과·정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외과·영상의학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신경과·진단검사의학과·재활의학과·신경외과·비뇨의학과·가정의학과·안과·이비인후과·치과·정신건강의학과다.

그 근거는 △지방 의료원 50% 이상 개설한 17개 △종합병원급 29개 의료원이 개설한 치과 추가였다.

옛 진주의료원처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료서비스도 담겼다. 장애인 구강 진료센터, 노인 치과 이동 진료, 홀로 사는 노인 방문 진료, 농업인·장애인 재활치료센터 운영, 말기 암 환자 등을 위한 호스피스 완화 의료센터 운영이다. 또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발생 때를 위한 음압 격리 병동은 23병상으로 제시됐다.

적정 인력은 370명으로 산출됐다. 의사직 36명, 약무직 8명, 간호직 197명, 의료 기사직 47명, 영양직 20명, 사무직 38명이다. 추산 경영 수지는 개원 후 1년 61억 원 적자, 개원 후 5년 37억 원 적자다.

이번 용역안이 어느 정도 규모, 진료 수준을 담고 있는지 비교 대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옛 진주의료원은 2013년 폐원 전 325병상이었다.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 등 11개 필수 진료과를 운영했다. 특히 장애인 치과·산부인과, 보호자 없는 병실, 호스피스 완화 의료센터를 운영했다.

또 다른 비교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도내 유일한 도립공공병원인 마산의료원은 298병상, 17개 진료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협의회'는 '500병상 이상'을 제시한 바 있다. 진흥원도 앞서 중간 보고회 때 '300병상으로 개원해 500병상으로 확충'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최종보고회에는 민관협력위원회 민간위원 19명이 참석했다. 박윤석(공론화협의회 운영위원) 울산경남보건의료노동조합 위원장은 "서부경남 공공병원이 지역 책임 의료기관 협력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하다"며 "도민이 공론화 과정에서 500병상 이상을 제시했는데, 그러한 부분이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수현 마산의료원장은 "이것저것 다 해서 시작하려면 10년 넘게 걸리기에 일단 단계적으로 처음엔 진료에 치중해야 한다"며 "공공의료도 중요하지만 진주의료원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게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원 시기도 애초 거론된 2025년에서 2년가량 지연된다. 경남도는 이번 용역안을 보완해 다음 달 지방의료원 설립 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사업계획서를 마련한다. 이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다. 정부는 이미 결정한 '설립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절차를 연말까지 진행한다. 도는 이후 지방재정 투자 심사, 설계 공모 등을 거쳐 2025년 12월 착공, 2027년 11월 개원할 계획이다.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2013년 홍준표 도지사 재임 시절 진주의료원 폐원 이후 도민의 절실한 요구에 따라 추진됐다. 2018년 김경수 도정 이후 사회적 합의를 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고, 올해 2월 병원 위치는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정촌면 예하리)'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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