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입석마을 미술관 '선돌'
내달 31일까지 두 번째 전시
300년 된 푸조나무 주요 소재
귀촌 작가-주민 협업작 선봬

시골 작은 마을 주민들 손으로 문을 열어 관심을 끌었던 하동군 악양면 입석마을 미술관 '선돌'이 두 번째 전시회를 연다.

이번에는 귀촌 작가와 지역주민 협업을 통한 작품전이다. 전시 주제를 '입석마을 거점공간 이야기'로 잡았다.

이번 작업에는 8년 전 하동으로 귀촌해 활발히 활동하는 손지아 작가와 지난해 하동공공미술프로젝트 초대작가 참여로 하동으로 귀촌한 전재원 작가, 교단과 현장에 있으면서 2004년 하동으로 이주한 하의수 작가가 참여했다.

첫 번째 전시에서 같이 작품을 만들었던 입석마을 주민들도 투박한 손으로 전시에 힘을 더했다. 이번 작품전은 2000년도 넘은 마을 역사와 자연유산이 주제다.

고인돌로 더 친근한 선돌과 마을하천에 길게 누워있으면서 마치 잔대를 닮아 잔대바위로 불리는 바위, 300년 동안 마을과 희로애락을 같이해 온 마을 보호수 '푸조나무'가 주요 소재로 채택됐다.

▲ 하동 입석마을 미술관 '선돌'이 두 번째 전시회를 연다. 사진은 하의수 작가 작품 '거꾸로 선 푸조나무'. /하동군
▲ 하동 입석마을 미술관 '선돌'이 두 번째 전시회를 연다. 사진은 하의수 작가 작품 '거꾸로 선 푸조나무'. /하동군

딱딱하고 거대한 고인돌은 부드럽고 곡선미 흐르는 대나무로 다시 태어났다. 대나무는 플라스틱 타이로 묶여 마치 물결 흐르듯 곡선미 가득한 선돌이 됐다.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조,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친 자연환경과 안락하고 조화로운 실내전시장이 끊임없이 대조를 이룬다.

하천에 누워있는 잔대바위는 손지아 작가 손에 맡겨져 석 점의 회화작품이 됐다. 거대한 암석이 우주공간의 별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마을 보호수이자 당산나무인 수령 300년이 넘은 푸조나무는 하의수 작가에 의해 거꾸로 세워졌다. "언젠가 지금까지는 주민들에게 보호받고 숭배받는 나무에서 주민을 위해 스스로를 내어주는 나무로 보였다"는 말에서 작업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지난 5월 25일 '마을미술관 선돌' 탄생으로 그동안 입석마을은 작은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 스스로 '우리 마을'이라 얘기하고 귀농인과 현지인이 마을 얘기를 더 많이 나누며 함께 손잡아 가는 것이다.

외관은 아직도 영락없는 마을창고지만 작은 문 하나 열고 들어가면 엄연한 미술관이다.

같은 건물이지만 미술관으로 명명되므로 마을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꿈틀거리는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전시기간은 10월 31일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단체 관람 시 마을도슨트 안내가 가능하다. 문의 010-3889-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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