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석곽묘 5기 확인
시 "유적 보호·민원 해결"

양산시가 도굴되지 않은 삼국시대 고분군 발굴조사를 최근 마쳤다.

하북면 지산리 205-1번지 일대에 있는 서리고분군2는 문화재청 매장문화재 긴급발굴조사 공모사업 선정으로 사업비 5500만 원을 확보했다. 이 일대는 개인 사유지로 그동안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으로 관리했지만 지난해 텃밭에서 다수 토기 등 유물이 발견됐다. 토지 소유자 신고로 사실을 확인한 시는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와 현장조사를 거쳐 문화재청에 공모사업을 신청했다.

문화재청은 '원지형이 훼손된 곳을 제외하고 고분과 유물이 확인된 범위는 긴급 수습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자 발굴조사비 전액을 국비로 지원키로 하고, (재)한반도문화재연구원에서 지난 5월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영축산 동남쪽으로 뻗은 능선에 있는 서리고분군2 가장자리 100㎡가량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이뤄진 조사로 5세기 말에서 6세기 전반 삼국시대 수혈식 석곽묘 5기 등을 확인했다. 도굴 흔적이 없는 이곳에서 대부장경호(굽 달린 긴 목항아리)·연질호(둥근 몸통에 목이 짧은 토기 항아리)·개(蓋, 음식 그릇 뚜껑)·고배(굽다리 접시) 등 토기류와 철겸(쇠낫)·철촉(쇠 화살촉) 등 철기류가 함께 출토됐다.

토기는 대부분 신라계 토기로 추정되며 일부 창녕식 가야계 고배가 발견됐지만 위세품(왕의 힘을 과시하려고 만들어 나눠준 물품)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밖에 1호 석곽묘에서 방추차(실을 뽑을 때 사용하는 도구)가 확인돼 무덤 주인이 여성이라고 추정했다. 조사 결과 유구 보호와 안전 문제로 현장을 흙으로 덮어야 한다는 학술자문위원회 의견이 나와 보완조사, 현장 실측, 사진 촬영 등 기록 작업을 진행하고 나서 복토작업을 마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훼손 우려가 큰 비지정 유적 보호조치가 가능했고 토지 소유자 민원도 해결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긴급발굴조사 공모사업을 적극 추진해 민관 신뢰 관계를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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