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직거래 판매장 운영
무농약·종이 포장 사용 호평
10·11월 마지막 토요일 개장

"대파가 한 단에 2000원인데 많이 담아주셔서 부모님 댁에 나눠드리려고 해요. 평소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데 이번 가을장터에서 포장지를 신문지, 종이로 해 마음에 들었어요."

25일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 옆에서 열린 '주남나누기 가을장터'를 찾은 문주희(22·창원시) 씨 말이다.

주남나누기 가을장터는 9·10·11월 마지막 토요일에 열린다. 이날이 첫 장날인 셈이다.

주남나누기 가을장터 송윤경 사무국장은 "주남저수지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이를 지역주민의 소득 창출로 연결하고자 장터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남저수지는 올해 5월 30일 환경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됐다. 영농조합법인 주남나누기와 대산면주민자치회, 동읍주민자치회, ㈔창원향토문화보존회가 협의체로 결성해 이룩한 성과다. 9월에는 농산물 종류가 다양하지 않지만 직거래 판매를 원하는 농가들이 천막을 폈다. △주남연잎밥 △목철농장(고구마) △양삼발농장(땅콩, 대파) △창원팜(깻잎) △내가키워팜(상추, 고추) △주나미(쌀) 농가가 참여했다. 상품 판매와 체험행사를 진행한 단체는 △단다도예 △주남환경학교 △경남 파밍하우스 △매듭과 레진의 만남 △굿싸이클(청바지 재활용)이다.

▲ 주남나누기 가을장터가 지난 25일 창원시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 앞 공터에서 열렸다. 방문객들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주성희 기자
▲ 주남나누기 가을장터가 지난 25일 창원시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 앞 공터에서 열렸다. 방문객들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주성희 기자

양승권(63) 양삼발농장 대표는 이날 장터에서 말린 땅콩을 500g에 5000원, 대파 한 단은 2000원에 팔았는데 모두 판매해 20만 원 이상 매출을 예상했다.

양 대표는 "이런 직거래판매장이 많이 열려야 농가에 도움이 된다"라며 "가을장터가 상설 운영을 하면 주차 공간 등 문제가 생기겠지만 의견을 내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키워팜 이옥자(39)·박수진(41) 부부는 카이피라라는 청상추를 수경재배한다. 이 씨는 "포장지를 비닐류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신문지, 종이로 싸매서 꽃다발 모양으로 만들어봤다. 다음 달에는 고구마, 호박, 마른고추를 팔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마른고추를 전부 팔았고, 상추는 3포기를 5000원에 판매했는데 100포기 넘게 팔았다. 평소 농협 로컬판매장 5군데에 100포기를 이틀에 한 번 수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크다.

주나미농장 정선혜(46) 씨는 13년 동안 주남저수지 인근에서 벼를 자연재배 하고 있다. 정 씨는 "오늘 가을장터에서 직거래로 판매하니 주나미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또 소비자도 농부 얼굴을 직접 보며 구매하니 안심하고 드실 수 있을 것이다. 고객들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주남나누기 가을장터는 생태관광지역에서 열리는 만큼 친환경을 중요시했다. 참여 농가가 유기농, 친환경, 무농약으로 농사를 지었다. 체험행사 운영 단체는 재활용품을 활용하고, 우리밀·쌀로 만든 제빵을 판매했다.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 주남나누기 가을장터 방문객은 450명이 넘었다. 주남저수지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가을장터를 들르는 모습이었다. 방문객들은 농가에서 가꾼 친환경, 유기농 먹을거리를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고 농부와 대화를 해가며 구매했다.

창원시 진해구에서 가족이 함께 주남저수지를 방문한 김현미(39) 씨는 "주남저수지에 놀러 왔는데 장터가 열려있는 걸 보고 우연히 들어왔다. 체험을 즐기는 자녀가 좋아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창원시가 주최하고 경상남도에서 지원했다. 환경부가 지정하는 생태관광지 '지역 29선'은 우리나라 생태관광 이야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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