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0개국 223편 공식 초청 / 화제 모은 거장들 신작 상영
〈행복의 나라로〉 개막작 선정
베트남·방글라데시 작품 눈길 / 다양한 여성 감독 시선 선봬
봉준호 등 관객과 대화 예정
내달 6일부터 15일까지 개최 / 상영관 전체 좌석 50%만 사용
예매 30일 오후 2시부터 가능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다음 달 6일 개막한다. 15일까지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축소 진행된 지난해와 달리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치러진다. 허용된 범위 안에서 개막식과 폐막식, 무대인사까지 모두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기대를 모은 거장들의 신작은 물론 칸·베를린·베니스 등 유명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들이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 부산국제영화제가 내달 6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공식 포스터. /부산국제영화제
▲ 부산국제영화제가 내달 6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공식 포스터. /부산국제영화제

◇세계 유명 영화제 수상작 대거 초청 =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칸, 베를린, 베니스, 로카르노 등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됐던 영화와 수상작을 대거 초청했다. 올해 공식 초청된 작품은 70개국 223편이다. 폴 버호벤의 <베네데타>와 웨스 앤더슨의 <프렌치 디스패치>를 비롯해 제인 캠피온의 <파워 오브 도그>, 아르노 데플레솅의 <디셉션>, 가스파 노에의 <소용돌이>, 마르코 벨로키오의 <마르크스 캔 웨이트>, 파올로 소렌티노의 <신의 손>, 난 니 모레티의 <일층 이층 삼층>, 피에트로 마르첼로의 <루치오를 위하여>, 브루노 뒤몽의 <프랑스> 등 거장들의 유명 신작이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도 영화관에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티탄>(쥘리아 뒤쿠르노)이다. 교통사고 이후 티타늄 조각이 머리에 남아 있는 여성이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히어로>(아스가르 파르하디)와 <6번 칸>(유호 쿠오스마넨), 감독상 수상작 <아네트>(레오스 카락스)도 시선을 모으는 작품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배드 럭 뱅잉>(라두 주데)과 심사위원대상에 빛나는 <우연과 상상>(하마구치 류스케), 2021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신의 손>(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상 <파워 오브 도그>(제인 캠피온), 2021 로카르노국제영화제 황금표범상 <사랑과 복수>(에드윈), 2021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 <하이브>(블레르타 바숄 리), 2021 FID마르세유 대상 <하루하라상의 리코더>(스기타 교시) 등도 상영작으로 선정돼 관람객을 만난다.

▲ 쥘리아 뒤쿠르노 <티탄> 한 장면. /갈무리
▲ 쥘리아 뒤쿠르노 <티탄> 한 장면. /갈무리
▲ 임상수 <행복의 나라로> 한 장면. /갈무리
▲ 임상수 <행복의 나라로> 한 장면. /갈무리

영화제 개막작은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다. 이는 임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신작이다. 배우 최민식과 박해일, 윤여정이 열연했다. 영화는 감옥에서 탈출한 죄수와 희귀 난치병을 앓는 환자 두 사람이 동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뇌종양으로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죄수는 감옥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병원에서 훔친 약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희귀 난치병 환자와 마주한다. 어느 날 두 사람은 거액의 돈을 손에 쥐게 되면서 인생의 화려한 마지막을 꿈꾸게 된다. 영화에서 윤여정은 '윤 여사' 역을 맡아 존재감을 뽐낸다.

폐막작은 <매염방>이다.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 '홍콩의 딸'로 불려온 매염방의 일대기를 풀어낸 렁록만 감독 작품이다. 영화는 생계를 위해 무대에 서야 했던 매염방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예계 데뷔, 가수로 성공하는 과정, 영화계 입문기,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의 일대기를 순차적으로 조명한다. 화려한 성공 뒤에 가려진 외로움과 아픔, 20년에 걸친 장국영과 매염방의 우정, 홍콩의 국내외적 상황 속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매염방의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 렁록만 <매염방> 한 장면. /갈무리
▲ 렁록만 <매염방> 한 장면. /갈무리

◇눈길 끄는 화제작과 주목할 만한 아시아 신작 = 션 베이커 감독의 신작 <레드 로켓>과 유연석, 올가 쿠릴렌코가 주연을 맡은 프랑스 영화 <고요한 아침>, 2021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전종서 주연의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일본 흥행작 <도쿄 리벤저스>, 촬영감독 정정훈이 촬영한 영화이자 에드가 라이트 감독 신작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등 다양한 화제작이 부산을 찾아온다. 한국계 미국 감독 저스틴 전의 <푸른 호수>와 2021 선댄스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인 배우 출신 감독 프란 크랜즈의 <매스>, <크로닉> 이후 배우 팀 로스와 다시 협업한 미셸 프랑코 감독의 <선다운>, 쿠르드(이라크) 감독 샤우캇 아민 코르키의 신작 <시험>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덴마크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 감독의 <나의 집은 어디인가>, 루마니아 안카 다미안 감독의 <더 아일랜드>, 일본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견왕>, 한국 홍준표 감독의 <태일이> 등도 초청돼 눈길을 붙잡는다.

해외영화제에서 먼저 주목받은 작품과 변방으로 평가받는 방글라데시 작품, 여성 감독들이 만든 영화들도 이번 축제 때 상영된다. 2021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작 베트남 레 바오 감독의 <맛>, 2021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방글라데시 압둘라 모함마드 사아드 감독의 <파도가 보인다>, 2021 베니스국제영화제 초청작 <견왕>, <화이트 빌딩>, <시간의 세례>, <온 더 잡: 실종자들>, 2021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작 <유니>, <후다의 미용실>, <파르하> 등은 앞서 열린 해외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해외 눈을 사로잡은 영화여서 더 눈길이 가는 작품이다. 이들 영화와 함께 상영작 목록에 <파도가 보인다>를 비롯한 방글라데시 영화 3편도 이름을 올렸다. 또 디파 메타 감독의 <퍼니 보이>, 아파르나 센 감독의 <레이피스트>, 이르파나 마 줌다르 감독의 <샨카의 요정 이야기>, 샤리파 우라즈바예바 감독의 <붉은 석류>, 아이잔 카심벡 감독의 <불> 등 여성 감독들의 영화도 초청됐다.

선정 작품은 모두 극장에서 상영된다. 지난해에는 작품 하나당 1회씩 상영됐으나 올해는 2~3회씩 상영될 예정이다.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 영화가 내걸린다. 앞서 영화관을 영화의전당으로만 한정했던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소향씨어터,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커뮤니티비프) 등 예년 수준으로 상영관을 확보했다. 다만 전체 좌석 수는 50%만 운영된다. 영화 예매는 오는 30일 오후 2시부터 할 수 있다.

영화제에서는 거장들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도 열린다. 봉준호, 하마구치 류스케, 레오스 카락스 등 세계적 인사들이 부산을 찾아 관객과 만난다. <우연과 상상>(2021)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드라이브 마이 카>(2021)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함께하는 GV는 오는 7일 진행된다. 같은 날에는 봉준호 감독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두 사람이 함께 선보이는 대담도 마련되며, 오는 10일에는 제74회 칸영화제에서 <아네트>로 감독상을 받은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참여하는 GV가 이어진다. 이 행사는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직접 진행을 맡을 예정이다.

김정윤 부산국제영화제 홍보실장은 "작년에는 유효 좌석 수의 25%로만 관람객을 받았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행위만 했었기 때문에 영화제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다행히 올해는 아주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그나마 정상적으로 영화제를 치를 수 있게 돼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영화를 수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좋은 작품을 여럿 가져온 만큼 영화제에 오셔서 축제를 즐기고 가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부산국제영화제 누리집(biff.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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