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마을단체 추진에 우려
시설 설치한 시 해결 촉구
시 "단체 명의라 개입 못해"

창원시 성산구 안민마을 상수도 시설 이전을 놓고 주민들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안민동 일부 주민이 참여한 안민천선발전위원회는 23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마을단체가 상수도 이전을 추진하면서 주민 우려가 커졌다. 창원시가 이전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1992년 안민동 일대에 천선쓰레기매립장을 조성하면서 매립장 인근 주민에게 안정적으로 식수를 공급하고자 마을 상수도 시설을 설치했다. 180가구가 마을 상수도를 사용하고 있다.

갈등은 상수도 시설이 아파트 개발 터에 포함되면서 시작됐다. 상수도 시설 이전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 23일 창원 안민천선발전위원회가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을 상수도 시설 이전에 시가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창언 기자
▲ 23일 창원 안민천선발전위원회가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을 상수도 시설 이전에 시가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창언 기자

위원회는 "이 단체는 이미 상수도 시설 터 매입비 3000만 원을 받았고 이를 일부 주민과 나눴다"며 "돈을 받은 사람, 소외된 주민, 마을 미래를 걱정하는 주민 간 갈등·민원이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이 단체는 상수도 시설 이전을 직접 추진하려 한다"며 "애초 창원시가 설치한 상수도 시설인 만큼 이전도 창원시가 직접 해야 한다. 특정 단체가 이를 맡는다면 상수도 공급 불안 우려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상수도 이전으로 말미암은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도 우려하며, 2년여 전 창원시가 설치한 지하수 관정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위원회는 "지하수 관정에 물탱크만 설치하면 주민 식수 공급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창원시는 안민마을 상수도 시설 이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애초 시설 설치만 시가 했을 뿐 이후 모든 운영·관리를 마을에서 해 행정이 이전 등에 개입하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상수도 시설 명의는 마을 내 단체로 돼 있다.

창원시는 "결정은 마을에서 한다"며 "시 소유가 아닌 시설을 두고 시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민마을 일대에는 2016년께부터 창원시수를 공급하고 있다"며 "마을 상수도는 수량 확보 등에서 앞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주민에게 마을 상수도에서 창원시수로 바꿀 것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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