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차례상에 올라오는 것들이 거의 다 올해 처음 거두어들인 곡식과 과일입니다. 흔히 ' 햇곡식', '햇과일'이라고 하는데 좀 더 잘게 나누어 말하자면 '햇사과, 햇배'는 말할 것도 없고 햅쌀과 햇밤도 있습니다. 이렇게 그해 나온 과일이나 곡식을 가리킬 때 '해'를 더한 말을 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일, 푸성귀, 해산물 따위에서 그해 처음 나는 것을 가리키는 토박이말로 '맏물'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더라고요.

한집에 처음으로 태어난 아들을 '맏아들'이라 하고 딸은 '맏딸'이라고 하며 가리지 않고 첫 아들이나 딸을 싸잡아서 '맏이'라고 한다는 것을 안다면 '맏물'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 말과 맞서는 말(반대되는 말)이 '끝물'인데 '그해 맨 나중에 나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말이 대중말(표준말)이라면 '끝'과 맞서는 '첫'이 들어간 '첫물'도 대중말이 되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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