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소리에 늘 불현듯 와락 눈에 안기듯이 선히 되살아 오던 곳의 정경(情景). 옛살나비…먼 마을…옹기종기…음매…호박꽃…골목길…왁자그르르…저녁 연기…엄마 목소리…! 가난이라는 '가난(家難)'에게 등 떠밀려 '타향→고향' 처지로 편입된 이 팔순 필자의 올 추석 명절 고향 회고의 마중물이 되어 준 고운 말이 있습니다. 앞의 '옛살나비' 즉 옛날에 나비와 더불어 살던 고향입니다.

코로나19 난리판에 희한한 '불감청이언정 고소원'(?) 그 '추석에 오지 마라'는 손사랫짓과 포개어진 <지역소멸/2021, 당신의 고향/낯선 고향 풍경>이라는 을씨년스러움에 맘이 참 산란했습니다. 70년 토박이가 이방인이 돼버린 '낯선 고향'에 '응애, 응애 초(超) 가물콩' 상황이 이미 코앞인 현실이거늘 과연 '옛살나비' 그 고향이 설 자리는 어찌 될 것인가 눈앞부터 캄캄해집니다. 아, 거울아 나의 고향아 '비춰 볼 나 없을 날' 넌 알고 있겠지.

 

달아 넌 이지러졌다가도

되둥글어져 고향 늘 환히

비출 테지만 아, 그곳도

이제는 '소멸 위험 지역'!

무심히

달 너만 밝을 '폐향(廢鄕)'

지레 선하구나 수(愁)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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