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지키듯 안전수칙 지키면
산업재해 뿌리째 뽑아낼 수 있어

일하는 사람 안전, 일터 안전이란 말이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노동자 안전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법적 용어로는 산업안전이란 단어가 있지만 쉽게 피부에 와닿지는 않습니다. 이게 그러할 것이 사람이 태어나서 일평생 아프지 않고 천수를 다하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인명은 재천이다', 즉 사람의 명은 하늘에 달려있다는 말로 위안하고 살아갑니다. 그래서인지 일터에서 사소하게 다치거나 아파도 그렇거니 하고 적당히 넘어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가장 경계해야 할 말입니다.

코로나19를 봅시다. 인명재천이라는 상식으로 대응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류에게 몰아닥친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바이러스에 대항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방역 모범국이 되었습니다. 확산을 통제하고 확진자는 재빠른 구급조치로 사망에 이르지 않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제 방역수칙은 일상이 되었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마스크를 쓰고 발열체크하며 손소독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제 우리도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이 그나마 지친 일상을 위로해주고 있습니다.

다시 일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방역수칙을 안전수칙으로 바꾸어보면 어떻겠습니까? 어느 일터에서나 위험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위험성을 알 듯이 위험을 찾아내고 알리는 위험성 평가라는 것이 있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작업과정에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들을 생각해서 찾아내고 대비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전체 구성원 실천이 전제돼야 합니다. 전체 구성원이 이런 위험을 미리 알고 안전작업 방법을 실천한다면 사고발생 확률이 확 낮아집니다.

요즘 산업안전보건법이 강화되고 중대재해 처벌법이 생기면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자를 보호하고 사업주 책임을 분명히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 주체인 우리 스스로가 경각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강화된 법률의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입니다.

한 해 일터에서 사고와 질병으로 10만 명이 넘는 재해자가 발생하고 이 중 2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속출하는 엄중한 현실에서 내 탓 네 탓 하고 있기엔 시간이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오늘도 어디에선가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처럼 국가의 전 역량을 투입하고 전 국민이 합심해 코로나19 감염병을 이겨나가듯 일터에서도 사업주 노동자 할 것 없이 합심해 산업재해를 뿌리째 뽑아낼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산재 예방은 뭔가 복잡한 것 같고 난해한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인명손실에 경각심을 가지고 각자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면 됩니다. 방역수칙이라는 매뉴얼이 있듯이 일터에는 안전수칙이라는 매뉴얼이 있습니다. 이것이 일상이 되는 것입니다. 안전에 대해 사장님은 사장님 역할을 하고 관리자는 관리자 역할을 하며 노동자는 노동자 역할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듯이 아무 거리낌 없이 수칙을 지키는 것이 안전의식과 문화인 것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방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며 코로나19를 이겨 나가듯 일터에서도 이 소중한 경험이 활용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인명은 재천이 아니고 사람의 마음에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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