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사회 질서 혁명 요구
공생·공존 배우기로 빨리 전환해야

아이들과 지역주민 그리고 람사르환경재단,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이 협력해 따오기를 기르는 논 모내기를 해 3개월 만에 첫 수확을 했다.

모내기에 참가한 아이들과 주민들은 유기농으로 생산한 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따오기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사람과 함께 살아갈 땅에서 주민은 소득을 얻고, 생물다양성도 회복하는 기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추수한 논에는 추석이 되면 기러기류 등 오리들이 이 논에서 겨울을 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벼베기 하기 전에 논에서 사는 생물들을 관찰하면서 벼를 심은 논에서 숱한 생명들이 살아가고, 추수를 통해 사람들이 먹거리를 생산하는 현장에서 농업체험과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스스로 알아가는 셈이다.

유기농 쌀이 생산된 곳에 어둠이 내리면 까랭이(반딧불이) 등 빤짝이며 춤추는 모습에 아이들은 즐거워한다. 소음이 없는 자연에서 귀뚜라미와 방울벌레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별보기를 하면서 도시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체험을 통해 앞으로 살아갈 삶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활을 찾고 있다. 우포나 주남저수지 같은 자연뿐만 아니라 집 가까운 공원과 식물원 등에는 코로나 전보다 평일에도 그냥 걷거나, 맨발로 걷는 이들이 유난히 많이 늘어났다. 특히 식물이나 곤충 등에 관심을 보이며 사진을 찍으며 관찰하는 방문객도 많아졌다. 늘 그래왔지만 부모들이 자연 관찰학습을 아이들에게 나누는 모습도 늘어났다. 다만 소위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는 느낌 학습으로 진화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이것은 제도교육에서 그런 학습경험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렇다면 코로나 시대, 기후재난 시대에 맞게 입시중심 교육에만 무게를 둘 것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공생공존을 위한 배움 나누기 전환이 시급하다. 어릴 때부터 집 근처 흙과 숲에서 맨발로 걷고, 자연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다양한 상상과 창의력을 통해 스스로 들꽃처럼 살아내는 법을 터득하도록 교육내용과 여건을 마련해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할 때다. 아이들은 모래와 흙, 낮은 나무 몇 그루, 작은 연못 등만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렇게 놀다가 배고프면 스스로 간식도 만들고, 친구들과 나누어 먹는 공동체 프로그램을 먼저 설계했거나 실천 중인 사람들이 교육계 안내자로 나서면 좋겠다.

지금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사회로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아이들이 나서서 기성세대에게 기존 사회 질서를 혁명적으로 바꾸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교육은 경쟁과 속도가 아니라 다양한 시선으로 집중력과 인내력을 스스로 길러 지구촌에서 살아내는 기초 학습을 탄탄하게 다지는 기회로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닐까? 환경교육은 지구생태시민교육의 기초이고 평화교육이다.

그동안 경남교육청이 앞장서서 교육부와 환경부 등이 협력해 생물다양성 교육을 통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담론들을 현장에서 만들고 토론한 결과물들을 교육과정에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지켜보아 왔다.

다행히 기술적 총화보다는 담론을 통하여 우리 삶의 가치를 전환하자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생태전환교육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결합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학생 참여형 범교과 프로젝트 수행으로 전환할 때다. 학교 현장 교원부터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반성적 사유로 변혁적 역량을 축적해 가야 한다. 더불어 학생들은 자기 주체성을 강화해 '세계민주생태시민'으로 우뚝 서야 미래가 보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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