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2002 전국 무인도서 자연환경조사> 보고서는 창원시 진해구 명동 소쿠리섬 북쪽 해안을 '자갈해안 후면으로 해식애가 발달하였으나, 수목이 울창하여 육안으로 식별이 곤란할 정도이며, 경관이 매우 수려하여 보존 필요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소쿠리섬 안전관리 실태를 취재하려고 직접 들렀을 때 설명대로 울창한 수목을 보았다. 평일인데도 텐트 열댓 개가 펼쳐져 있는 까닭인 듯했다. 소쿠리섬에서 캠핑을 즐긴다는 말은 몇 번 들었는데 실제로는 처음 보았다.

자연 그늘이 한낮 더위를 막아주는 데는 당연하게도 빈자리가 없었다. 명당에 있는 텐트는 인적도 없는데다 굳게 잠겨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부재중 방문 안내' 스티커가 붙은 게 보였다. 국방부 재산을 무단점유하고 있어 찾았는데 사람이 없어 다시 찾겠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니 소쿠리섬 토지 대부분 국방부 소유였고, 텐트가 쳐진 곳도 마찬가지였다.

소쿠리섬과 500m가량 떨어진 우도 주민에게 자초지종을 들었다. 뭍사람이 쳐놓은 텐트인데 자리를 잡아놓고는 주말 같은 때 가끔 들러서 머물렀다 간다고 했다. 태풍이 오거나 바람이 불어 텐트가 흐트러지거나 날아가면 바로잡아줄까 하다가도 괜히 손을 댔다가 오해를 살까 그만둔다고 했다. 국방부 토지 무단점유에다가 염치를 버리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욕심을 부린 행동이 여러모로 속을 썩이는 셈이다.

동물이라면, 역시나 사람이라면 소유욕이 있기 마련이나, 넘치게 된다면 남 권리나 자유, 기회를 빼앗기도 한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을 소유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풀어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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