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통합계측시스템 시장 진출
모터·발전기 등 실험장비 확장
전기차 성능 측정 기술도 확보
올해 경남 스타기업 선정 쾌거
매출도 80억 원 이상 달성 기대
"직원과 성장하는 회사 꿈꿔"

기업이 제품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과 협업·분업해야 한다. 창원시 의창구 스마트업타워에 자리한 이레산업㈜은 제품의 성능과 효율을 전문적으로 따져 다른 기업을 돕는 회사다. 주로 가전(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성능과 신뢰성 평가 통합계측시스템, 회전기기(전기모터, 발전기) 성능과 신뢰성 평가 다이너모미터 시스템, 산업용 모터 효율분석용 자동시험 프로그램 및 손실진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14일 이레산업에서 김경식(48) 대표를 만났다.

◇지금은 사업영역 확장 중 = 이레산업은 외국계 기업 '요꼬가와 부산경남지사장'이었던 김두식(53) 공동대표가 2010년 창업했다. 김 공동대표는 현 김경식 대표의 형이다. 김 대표는 2015년 합류했다.

이레산업은 통합 계측분야, 다이너모 시스템분야에서 기술력과 납품실적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계측시스템이란 대상물의 전기·전자·온도·압력 등의 물리량을 동시에 측정하고 기록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계측기와 센서를 통합해 측정·계산으로 성능이나 신뢰성을 평가한다. 2020년에는 창원형 강소기업에 선정됐으며, 경남테크노파크가 수행하고 있는 '2021 경남 스타기업'에도 뽑혔다.

이레산업이 먼저 진출한 분야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과 같은 가전기기 개발용 통합계측시스템이었고, 이후 전기모터와 발전기 성능 및 신뢰성 측정용 다이너모미터 시스템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전기모터나 발전기 시험은 복잡하고 위험하다. 이레산업은 이러한 작업을 사람이 조작하는 대신 자동으로 수행하고 위험을 감지했을 때 스스로 정지하는 자동시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뿐만 아니라 시험 후 방대한 시험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진단하는 프로그램까지 개발해 다이너모 시스템의 경쟁력을 갖추었다.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사업비 2억 6100만 원(국비 1억 9000만 원)을 들여 전기차 전력효율(연비개념) 측정을 위해 한국자동차연구원에서 이전받은 기술을 모터 다이너모만으로 성능시험을 실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가 기술이전 비용과 사업비를 지원했다. '전기차(EV) 구동모터의 최적 튜닝을 위한 모의 주행시험 기능의 스마트다이너모'는 전기차 구동모터만 다이너모미터에 연결하는데, 마치 전기차가 주행 중인 것처럼 시뮬레이션해 성능을 측정하고 최적의 제어변수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험 성공으로 전기차뿐만 아니라 전기추진선박, 항공기 등 추진시스템 평가를 위한 공통기술도 확보하게 됐으며, 추진시스템 측정·분석 솔루션 제공으로 전기동력을 활용한 추진체 개발에도 이바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 김경식 이레산업㈜ 대표이사가 14일 창원시 의창구 스마트업타워 사무실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 김경식 이레산업㈜ 대표이사가 14일 창원시 의창구 스마트업타워 사무실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김 대표는 "이 기술을 적용해 전기추진선박 구동모터를 육상에서 모의 운항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다이너모시스템을 계약(22억 8000만 원)했고, 2022년에 납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 30명인 이레산업은 2019년 매출액 67억 4000만 원, 2020년 74억 5000만 원에서 올해 8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자체 다이너모 실험실을 구축했는데, 인근 한국전기연구원과 LG전자 등에서도 실험실로 찾아와 개발 모터를 실험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실험 후 성적서 발행 요청이 많아서 다이너모 실험실을 공인시험기관(KOLAS 인정)으로 인정받고자 인정심사 신청도 준비 중이다. 2010년 법인 설립과 함께 이레산업 기업부설연구소를 꾸려 끊임없이 계측과 분석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을 보면 과연 '여호와이레(여호와(야훼)가 준비한다는 뜻)'가 떠오른다. 마치 오리가 호수에서 우아하게 헤엄을 치고, 수영을 즐기는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물 아래에서 발을 움직이는 듯하다. 김 대표는 여전히 배가 고프단다. 앞으로 5년 안에 제대로 된 시험센터를 지어 기업에 단지 합격, 불합격만 알려주는 데만 머무는 게 아닌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를 피드백해주는 게 목표다.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공동체 만들고 싶다" = 김경식 대표는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꿈꾼다.

김 대표는 "회사를 위해 노력하고 고생한 직원들을 위해 회사와 직원이 이익을 나누어 가지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보다 직원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이룬 회사 이익을 나누어 가지면서 직원이 더욱 여유롭고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요즘 평균 연령 30대 중반인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시행착오를 덜 겪을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기업은 시스템화돼 있기 때문에 개인의 능력보다는 조직이 우선이지만, 중소기업은 무엇보다 개인의 능력이 중요하다"며 "개인의 자존감이 높아지면 사회정의, 봉사, 기여 등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 좋은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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