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까지 윤정희 개인전
창원 파티마병원 1층 갤러리

멀리서 보면 잎이 무성한 큰 나무 한 그루만 있나 싶다. 가까이 다가가면 잎 대신 깨알을 뿌려놓은 듯하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50호 크기의 '종이배'는 오른쪽 위에 까맣고 작은 섬 두 개, 왼쪽 아래에 오리가 탄 종이배만 배치한 단순한 구도의 작품임에도 많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일테면, 종이배를 탄 오리들은 섬 사이에 가로놓인 깨알같이 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저 섬에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공상.

창원 파티마병원 1층 로비 한쪽에 조성된 파티마갤러리에서 윤정희 작가 개인전 '또다른 여름 숲향'이 열리고 있다. 10월 1일까지 전시된다.

▲ 윤정희 작 '종이배'. /정현수 기자
▲ 윤정희 작 '종이배'. /정현수 기자

윤 작가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개인전을 15차례 할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다. 그의 대부분 작품에는 공통 특징이 있다. 나무가 있고 바다가 있고 오리가 있다. 더 중요한 특징은 그 무성한 나뭇잎을 하나하나 깨알처럼 그려 넣는다는 점이다.

간혹 그림에 소녀가 등장하기도 한다. 먼바다를 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모습이다. 관람객은 그가 작가 자신일 거로 생각하지만 그림을 보는 자기 자신임을 어느 순간 깨닫기도 할 것이다. 바닷가 언덕을 뒤덮은 집들 맨 꼭대기에 올라선 오리는 달빛 아래서 통통거리며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를 바라보고 있다. 달은 휘영청 버드나무 가지에 걸렸다. 역시 그리움이 물밀듯 밀려오는 작품이다.

갤러리에는 윤 작가의 크고 작은 작품 20점이 걸렸다. 문의 055-270-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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