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키케로는 '허위를 적지 말고 편견과 악의가 개입도록 하지 말라'는 사가(史家)의 계명을 명심했다고 합니다. 그런 사필(史筆)로 역사를 적는 게 이른바 춘추필법입니다. 노(魯) 나라 역사인 <춘추>가 쓰일 때의 감수자 공자(孔子), 그는 대의명분을 바탕에 깔고 대쪽 같은 논리가 역사의 진실과 정의로 기록되게 했습니다. 그 필법의 특징은 행간에 참뜻을 담는 것. 그 참뜻 필주(筆誅)의 두려움은 그래서 빛나는 것입니다.

추석 명절이 코앞입니다. 한국인의 자부적 이데아인 '코리안 블루' 그 푸른 가을 하늘도 펼쳐졌습니다. 문득 <한국일보>의 사시인 '춘추필법의 정신' '정정당당한 신문' '불편부당의 자세'가 떠오릅니다. 그 신문의 <주간한국> 창간호 제목의 춘추필법 촌철살인 좀 볼까요. '자랑할 것 없는 나라-세계 제일은 가을 하늘'! 패러디. '춘추필법 뒤흔드는 나라-그래도 가을 하늘은 두려움 빛 청(靑)'!

 

추석 민심 살피기 정치

그걸 춘추필법으로 보네

'언론중재법을 추석 달이라

가리킬 손가락이야 있으랴'

본질이

정치 손가락질에

안 흐려질 명절이길 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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