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활용 사기 전년대비 급증
피해액 93% 50대 이상서 발생
신분증·앱 설치 요구 땐 '의심'
추석 앞두고 택배 사칭 문자도

"아이고, 강사님. 아직도 그런 사기를 당하는 멍청한 사람이 있습니까?" 퇴직자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교육을 하면 꼭 나오는 말이다.

그럼 바로 실제 피해사례 영상을 보여준다. 점점 교육생들 얼굴이 굳어지고 여기저기서 탄식이 나온다. 탄식은 '나도 당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일 게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8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4% 줄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중년 퇴직자는 더 위험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올 상반기 보이스피싱 유형 중 대출 빙자와 기관사칭형은 줄었지만, 문자를 이용한 메신저피싱은 전년 동기 대비 165.4% 늘어나 전체 피해액 중 절반이 넘었다. 문제는 메신저피싱 피해액 중 93.9%가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만약 이런 문자가 나한테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엄마! 나 휴대폰 액정이 깨져 수리 맡겼어. 급한 일이 있어 대리점 휴대폰 빌려 카톡 보내. 카톡 친구추가 해주고, 지금 보낸 앱 깔아 줄래. 이 앱으로 내가 환불 받을 게 있는데, 오늘까지만 가능하다네. 엄마가 대신 좀 깔아주라~ 엄마 신분증 사진하고 환불 받을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도 보내줘. 저녁에 환불 받은 돈으로 맛있는 것 사먹자."

이런 문자를 주고받다 보면 50대 이상자 10명 중 5명은 사기범의 요구에 응한다고 한다. 물론 환불앱은 사기범들이 내 휴대폰을 원격 조종하거나, 전화를 가로챌 수 있는 악성앱이다.

별다른 의심없이 정보를 주고 악성앱을 깔고 나면 이제 우리는 사기범의 먹잇감이 된다. 탈취한 개인정보로 대포폰을 개설하고 통장도 만든다. 그리고 휴대폰을 원격 조종해 예금 이체와 비대면 대출까지 진행한다. 그 사이 내 휴대폰에는 안내 문자 하나 안 뜬다. 왜냐하면 이미 원격 조종 앱으로 안내 문자 차단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피해구제 골든타임인 30분 이내에 이런 피해 사실을 알게 되면 다행이다. 현재 100만 원 이상의 입금건은 자동화기기에서 30분 지연인출제도가 적용 중이라 바로 신고를 하면 된다. 하지만 50대 이상 피해자 중 피해 사실을 30분 이내에 알아챈 경우는 10명 중 2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메신저피싱을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녀가 문자로 신분증이나 금융정보, 앱 설치를 요구하면 의심부터 하자. 그리고 정보를 알려주기 전에, 앱을 깔기 전에 반드시 자녀와 전화통화를 해 진위를 확인하자.

하지만 이미 정보를 알려줬거나 앱 설치를 한 후 피해사실을 알았다면 즉시 해당 금융회사 콜센터나 경찰청(112번) 또는 금감원(1332번)에 전화해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단 이때도 신고는 다른 전화로 하자. 왜냐하면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면 사기범이 전화를 가로채 대신 신고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여러 금융기관에서 보이스피싱 예방시스템을 운용 중이라는 점이다. BNK경남은행도 모바일뱅킹 사용 중에 원격 조종앱이 탐지되면 안내 문구가 뜨고 모바일뱅킹 실행을 중단하는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이제 며칠 후면 추석이다. 추석을 앞두고 명절 선물이나 택배를 사칭한 메신저피싱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문자를 받고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절대 출처를 알 수 없는 인터넷주소(URL)나 전화번호를 누르지 않는 것이다.

※지역민의 '단디 100세'를 위한 퇴직·노후 재무설계 상담은 BNK경남은행 '은퇴금융 전담창구'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