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제사 축소·생략 추세
튀김·반찬 등 소량 판매 증가
대형마트 간편식 제수도 인기

홍동백서(紅東白西), 어동육서(魚東肉西), 동조서율(東棗西栗) ….

제사상 차리는 방법이다.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이후 세 번째 맞는 명절이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달라지면서 명절 제사 음식 수요도 달라지고 있다.

14일 오후 3시 기준 전국 1차 백신 접종률이 66.2%, 완전 접종률은 39.9%다. 추석연휴 중 사회적 거리 두기는 계속 유지된다. 그럼에도 제수(祭需·제사 음식)를 찾는 도민이 많을까.

창원시 의창구 명서전통시장 내 '부산떡볶이' 박영점(60) 사장은 지난 설을 떠올렸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었으니 명절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명서동 인근 주민을 비롯한 다른 지역 주민들이 몰려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부부가 운영하던 가게는 총 6명이 일해야 할 만큼 많은 손님을 치렀다.

'부산떡볶이'는 제사 음식으로 동그랑땡, 산적, 명태전, 오징어·쥐포·새우튀김 등을 개당 500원에 판매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종류로 골라 평균 3만 원대로 맞춰 구매한다. 달력과 메모지에 새우튀김 20개, 산적 20개 등 예약 내용이 적혀 있었다. 손님이 예약한 음식을 추석 전날인 19, 20일에 찾아가는데 박영점·이용덕(65) 사장은 벌써 분주하다. 예약한 물량을 맞추기 위한 재료손질을 하면서 가게 운영까지 병행하고 있다. 추석 전날에 예약 없이 제사음식을 찾는 손님이 있기 때문에 이것도 대비해야 한다.

▲ 추석을 앞둔 14일 창원시 의창구 명서전통시장 안 '부산떡볶이'에 제사튀김 주문을 받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
▲ 추석을 앞둔 14일 창원시 의창구 명서전통시장 안 '부산떡볶이'에 제사튀김 주문을 받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

인근 '월드반찬'은 코로나19 이후로 판매하는 종류가 달라졌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가정 내 가족들이 많이 모이니 김장김치를 대량으로 사가는 경우가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명절에는 제사상에 올릴 반찬을 구매한다. 한 팩에 5000원 하는 반찬들을 판매한다. 평소와 비교해 매출은 약 2배 상승한다. 명절 전날 시장을 오가며 구매하는 소비자가 있지만 보통 예약을 해두려고 한다. 음식물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준비해놓은 음식은 남김없이 판매되는 편이다.

이마트에서 파는 간편식 제수 판매량도 명절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추석에는 19.5%, 올해 설에는 9.8% 신장률을 보였다. 피코크 송편 종류, 오색꼬치전, 빈대떡 등 40여 종이 있다. 전자레인지와 프라이팬으로 데워먹을 수 있다.

이처럼 전통시장과 대형유통매장의 제수 판매는 늘어나지만 제사음식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업종은 상황이 다르다.

창원시 석전동 '제사114'는 2000년대 초반 개업했다. 제사114는 제사상 차림표대로 준비해 판매한다. 명절에는 25만 원, 26만 원대 제사상 차림이 가장 많이 팔린다. 김미옥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명절 제사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명절에는 매출이 기존의 60%밖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