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무더위가 지나고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벌초·성묘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 모임 대신 가을 산행을 떠나려는 등산객 또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벌 쏘임 사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둔 지금은 유난히 벌 쏘임에 주의해야 하는 시기다.

경남소방본부는 최근 3년(2018~2020)간 경남에서 발생한 벌 쏘임 사고 1831건 중 638건(34.8%)이 추석 전 30일 동안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주로 벌초·성묘나 등산이 많은 주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하려면 벌이 많이 서식하는 산을 방문하는 것을 삼가면 가장 좋지만, 추석 기간 벌초와 성묘를 등한시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이 벌 특성과 예방, 대처법을 확실히 숙지하고 입산해야 한다.

2016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말벌의 공격 성향을 연구하는 실험을 한 바 있다. 말벌은 밝은 색보다 검은색, 갈색, 빨간색 등 어두운 색 계열에 더 강한 공격성을 보였다. 벌집을 건드리면 어두운 머리 부분을 집중 공격하며 20m 정도 뒤따라오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러한 특성을 참고해 산에 오를 때는 흰색 계열의 소매가 긴 옷을 입어 몸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벌집을 건드렸을 때에는 머리 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이탈해야 한다. 또한 벌 후각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나 향이 있는 화장품, 스프레이 종류를 자제해야 한다. 주스, 과일 등 단 음식은 벌을 끌어들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만일 벌에 쏘였을 때에는 손으로 만지지 말고 카드 끝 부분으로 벌침을 긁어 제거하고, 쏘인 부분을 깨끗한 물에 씻은 후 얼음 찜질을 해서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좋다. 혈압이 떨어지거나 호흡 곤란,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거나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지난달 경남에서는 제초 작업 중 벌에 쏘여 사망한 사례가 발생한 만큼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소방서에서는 벌 쏘임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구조하려고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벌 쏘임 사고는 개인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므로 스스로 관심을 두고 주의해야 한다. 야외 활동을 하기 앞서 예방 수칙과 대처법 등을 반드시 숙지하고, 가족과 이웃들에게도 알려줘 안전을 함께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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