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프라 좋지만 교육 활용은 저조
인터넷 속 다양한 자원 '스스로 학습'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기술이 생활 곳곳에 활용되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엄청난 일상 변화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리터러시(literacy)란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다. 즉, 단순히 문장 내용뿐만 아니라 문단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협의 개념으로 '디지털(디지털 기술, 데이터, 정보, 콘텐츠, 미디어)을 읽고, 분석하고, 쓸 줄 아는 능력과 소양'이라 할 수 있다. 광의 개념으로 '디지털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소양이며, 윤리적 태도를 가지고 디지털 기술을 이해 및 활용해 정보 탐색과 관리·창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 역량'으로 정의할 수 있다.

오늘날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 나타난 리터러시 양상은 글을 읽고 쓰는 형태를 초월해 클라우드 환경에서 디지털 정보를 읽고 분석하고 쓸 줄 아는 능력으로 바뀌었다. 2011년 유네스코는 "디지털 리터러시 구현 능력이 없으면 문맹과 다를 바 없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으며 미래 교육을 위한 디지털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2015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우리나라 학생들 태도가 OECD 회원국 32개국 중 31위, 디지털 기기 활용 자율성 29위로 교육 현장 디지털 활용 역량은 매우 낮은 편이라고 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2020년 국가수준 초·중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을 측정한 것을 보면 정보를 다루는 기술적 역량은 높은 편이지만, 주어진 정보로부터 추상화하고 자동화하는 컴퓨팅 사고력은 매우 낮은 편이다. 또 디지털 기기 부족을 경험한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그렇지 못한 학생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아이들 역량을 길러주는 배움중심 수업, 거꾸로 학습, 문제해결 학습 등이 인쇄된 교과서와 전통적 교실 환경에서 과연 실현 가능한가. 이러한 학습에 필요한 도구적 능력으로서 디지털 리터러시가 길러져야 한다.

학생들은 교사가 하는 일방적인 수업에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지 못한다. 서책형 교과서 중심 수업 한계를 뛰어넘어 인터넷 속 다양하고 풍부한 자원을 수업에 활용해야 된다. 학생들이 저마다 관심 분야에서 탐구 주제를 발굴해 스스로 학습 활동을 주도하도록 경험하게 해야 한다.

한편, 디지털 활용이 지나쳐 중독에 빠지거나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도록 예방 교육도 중요하다. 과몰입 문제에 방어적으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교육과정 속에서 긍정적 경험으로 스스로 절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변하는 디지털 학습 환경에서 적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식 습득(what to learn)뿐만 아니라,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how to learn)을 보다 효과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디지털 리터러시를 길러서 지식을 재구성(reconstruction of knowledge)하는 역량 함양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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