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의지와 노력에 박수 보낸 올림픽
잘하는 게 당연하다 여기는 건 오만해

여름 올림픽이 끝났다. 대한민국에서는 비장애인 올림픽 29개 종목에 선수 232명과 임원 122명이, 장애인 올림픽 14개 종목에 선수 86명과 임원 73명이 참가했다. 7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513명이 제각각 주인공인 드라마 513편이 펼쳐졌다.

'마침내 열린다'는 것만으로 감격스러웠던 대회다.

2019년 말 발생해 무섭게 퍼져 나간 코로나19 바이러스 탓에 전 세계 모두가 일상이 흔들리는 경험을 했고 그 혼란이 길어지고 있다. 대회는 1년 연기됐다. 개막일이 몇 달 앞으로 다가온 때까지도 취소하거나 축소하자는 주장 혹은 결국 그렇게 될 거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선수단 안전을 생각해 대회 참여를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2021년에야 열린 2020 도쿄올림픽은, 관중 없이 치른 조용한 대회지만 이미 개최 자체로 진짜 축제가 됐다. 메달 수와 색깔을 떠나 쏟아부은 땀과 도전 의지가 주목받았고, 온 힘을 다한 4위에 더 큰 박수가 쏟아졌다.

특히 순위와 상관없이 경기를 즐기는 선수들 모습 덕에 지켜보는 모든 사람이 함께 즐거웠다. 스포츠 경기를 대하는 태도가 진일보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성과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과정을 즐기는 것, 그리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그런 사고 전환은 격려와 칭찬, 긍정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보여줬다. "해 보자 후회 없이"라며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은 김연경 배구선수, "괜찮아"라고 말하며 유쾌한 웃음으로 경기장을 누빈 우상혁 높이뛰기 선수가 그랬다.

"경기에 임하니 두근거림이 사라지더라. 기쁨으로 경기를 끝내 행복하다." "나를 찾는 길인 거 같아 더 행복하다. 사이클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경화 선수는 연신 행복하다고 했다. 내내 밝게 웃는 얼굴을 해 미소천사라 불린 그는 "꼴찌들도 열심히 노력한다. 많이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나라도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국민 의식도 변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이기기만 하면 된다'거나 '결과가 더 중요하다'거나 '당연히 잘해야 한다'고 여기는 안쓰러운 사람들이 있다. 국민을 무시하는 선거판이 그렇고, 안전은 뒷전인 산업현장이 그렇고, 인성보다 등수가 먼저인 입시가 그렇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저절로 생기는 성과는 없다. 누구든 같은 성과를 매번 비슷하게 내고 있다면 그 수준을 유지하려 수많은 시간과 땀을 쏟아붓는 중일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열정과 노력에 더 주목하고 박수를 보낸다.

잘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건 잔인하고 오만하다.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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