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재 산업 지역 순회 시작
"1200개 납품업체 존폐 위기"
대우조선 노동조합이 경남지역 곳곳을 돌며 대우조선 매각 철회를 촉구하는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8일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 매각 철회와 남해안 기자재 벨트 사수를 위한 천 리길 도보 행진에 나섰다.
대우조선지회는 "남해안 기자재 산업이 몰려 있는 지역을 순회하며 재벌 특혜로 얼룩진 대우조선 매각에 맞서 경남 경제와 국내 조선업 몰락을 막고자 대장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날 대우조선 서문을 출발한 노조는 통영-고성-함안-김해-양산-부산-녹산공단을 거쳐 오는 15일 경남도청에 도착해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회견에는 서일준(국민의힘·거제) 국회의원, 변광용 거제시장,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과 지역 노동·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자리해 힘을 실었다.
지회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각을 기습 발표한 후 시너지 효과는커녕 국내 조선 산업 동반 몰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남을 중심으로 한 1200여 개 조선·해양 기자재 납품 업체는 대우조선 매각 결과에 따라 존폐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7박 8일 길지 않은 일정이지만 우리의 절실한 마음이 경남을 넘어 전국으로 전달되길 바란다"며 "매각이 철회되는 그날까지 끝장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2019년 3월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 인수·합병 본계약을 맺었다. 이후 국내외 경쟁 당국에서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매각 관련 '현물출자 투자계약' 기한을 세 차례 연장하는 등 지지부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