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주당 대선경선 부진
홍, 역선택 방지 장치 불리
최재형도 가파른 하락세

경남도지사 출신의 대선주자인 김두관(더불어민주당·양산 을) 의원과 홍준표(국민의힘·대구 수성 을) 의원이 달갑지 않은 9월 첫 번째 주말을 보냈다.

김 의원은 4·5일 진행된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대전·세종·충청권 경선에서 1%에도 못 미치는 참담한 성적을 받아들었고, 홍 의원은 5일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소위 '역선택'을 최소화하는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결정함으로써 부진한 '당심' 회복이 절박한 과제가 됐다.

누적 득표율 0.87%로 전체 주자 6명 중 맨 뒤에서 경선을 시작한 김 의원은 충격이 큰 듯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너무 죄송하다"는 심경을 페이스북에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이 저의 부족"이라며 "제가 생각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명드리는 데 기술적으로 미숙했고 시간적으로 부족했다. 하지만 (무모하더라도) 서울공화국 해체, 지방도 잘사는 나라의 꿈을 두 손에 꼭 쥐고 나아가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민주당 경선은 이번 주말 대구·경북과 강원을 거쳐 25일 광주·전남, 10월 2일 경남·부산·울산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나, 54.72%라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김 의원이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4·5위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6.81%)과 박용진 의원(2.38%)부터 넘어서 존재감을 입증하는 게 시급하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11월 치러질 본경선에서 대선후보 적합도·선호도 등 단순 지지율이 아닌 '본선 경쟁력'을 조사하기로 5일 확정했다. 역선택 방지 장치를 반대해온 홍준표 의원은 이에 "선관위원 전원의 합의는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또 다른 불씨를 안고 있다"며 불편한 심경도 숨기지 않았다.

본선 경쟁력 조사는 민주당 최종 후보와 국민의힘 각 주자 간 일대일 가상대결을 붙이는 방식이 유력한데, 이는 최근 홍 의원 지지율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여권 지지층과 호남 유권자 등의 민심이 홍 의원에게 불리하게 반영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가령 뉴데일리·피플네트웍스가 3~4일 진행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29.1%)은 민주당 지지층(홍 37.3%·윤 8.5%) 등에서 우위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31.0%)과 박빙 승부를 펼쳤지만, 같은 기관의 양자 가상대결 조사에서는 28.7%의 지지율로 이재명 지사(36.2%)에게 큰 격차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양자대결 조사에서 윤 전 총장(40.5%)이 이 지사(36.2%)를 꺾은 것과 대비되는 결과로, 국민의힘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을 지지한 민주당 지지층과 호남 민심이 대거 이 지사 쪽으로 이동한 것과 무관치 않다.

더구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50%)에 당원 투표(50%)를 합산해 최종 확정된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에선 여전히 윤 전 총장의 우위가 뚜렷한 만큼, 홍 의원으로서는 중도층 등 외연 확장뿐 아니라 당원들에게도 경쟁력을 입증해야 본선을 바라볼 수 있다.

또 한 사람, 창원(진해) 출신으로 한때 윤 전 총장을 위협할 경쟁자로까지 꼽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요즘 홍 의원은 물론 유승민 전 의원에게도 뒤질 정도로 하락세가 가파르다.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난 7월께는 윤 전 총장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조사도 여럿 있었으나 잠시뿐이었다.

앞서 뉴데일리·피플네트웍스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그가 얻은 지지율은 4.2%(4위)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불분명한 출마 명분과 지난달 출마선언 과정 등에서 보여준 콘텐츠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전 원장은 3일 MBC 라디오에 나와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다. 정치에 익숙하지도 않다"고 부진 원인을 짚으면서 "현 정부에 좀 더 비판적으로 각을 세워라, 강한 모습을 보이라는 요구가 있는데 제가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안에는 강인함이 있다. 이런 걸 국민들한테 보여드리면 서서히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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