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 34명·일본 29명 참여
전통 방식 고수 일본 작품 눈길
15일까지 마산현대미술관 전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에 있는 마산현대미술관에서 크레아트회 창립 20주년 한일교류전이 열리고 있다. 폐교를 활용한 마산현대미술관은 잔디로 뒤덮인 운동장에 여러 조형 작품들이 세워져 있는 아늑하고도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지난 3일 미술관을 찾았을 때 마침 비가 촉촉이 내려 풍경이 꼭 아크릴화처럼 색상이 선명했다.

정동근 크레아트회 회장이 전시실을 안내했다. 사람 얼굴 형상에 머리 쪽에는 여러 문자와 문양·이미지가 눈감은 얼굴 주위를 맴도는 그림 앞에 섰다. 입체감 있는 그림이다. 정 회장 작품이다.

"이 그림 왼쪽 아래를 보면 서명이 2개 있어요. 2000년에 작업한 것을 2020년에 다시 작업했다는 표시입니다. 여백으로 두었던 주변 공간을 글귀와 무늬로 채웠어요. 20년 전에 작업한 이런 소품이 많아요. 그냥 사장시키는 것이 아까워서 리모델링했어요." 기존 작품을 손질해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파란색 계통 색감이 강한 그림 앞에 섰다. 회전과 굴곡을 따라 단순화한 얼굴 이미지를 여러 개 배치했는데 묘한 느낌이 들었다.

"이 작품은 이번 7월에 일본에서 전시했던 신숙자 작가 작품이에요. 일본에서는 전시회를 하면 작품 중 몇 개를 골라 상을 주는데 이건 오가키시장상을 받았어요. 이 작가는 전문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디자인이 인기가 있어 프랑스에서 우표로까지 나왔어요."

▲ 와타나베 가지 작 '나가라강의 물고기잡이'. /정현수 기자
▲ 와타나베 가지 작 '나가라강의 물고기잡이'. /정현수 기자

눈에 익숙한 작품을 만났다. 김해동 작가의 블루진 작품이다. 문자를 넣고 다시 해체한 형태를 보아 최근작임을 알겠다.

이날 동행한 김정옥 작가 작품도 만났다. 역시 최근에 작업한 작품으로 그림 속에서 수많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특징이 있다. 김학일 작가의 '자연-감' 등 여러 한국 작가 작품을 둘러보고 다른 전시실로 옮겼다. 이 전시실에는 일본 작가들 작품이 걸려 있었다.

"일본 작가 중에는 전공자가 3명밖에 없어요. 대부분 전통 기법을 고수하고 있지요." 정 회장은 교류전을 하는 오가키시 작가들은 어릴 적 학교에서 배운 대로 그린다고 설명했다.

와타나베 가지 작가의 '나가라강의 물고기잡이'라는 작품은 배를 타고 불꽃놀이를 하는 듯한 그림이다. 물에는 새가 몇 마리 보인다.

"이 새는 가마우지라고 하는데 일본 전통 고기잡이 방식이래요.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사냥하면 부리는 펠리컨처럼 축 처지는데 목을 적당히 묶어 넘기지 못하게 하고 물고기를 어부들이 챙기는 재미있는 풍습이죠."

나카가와 도모히로 작가의 '쟁탈분기'라는 작품은 설화 속 어떤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일본에서는 이런 작품이 많이 팔린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일본 네오다트(Neo D'art) 그룹과 매년 오가며 교류전을 펼친다. 이번 교류전에는 한국 작가 34명과 일본 작가 29명이 참여했다. 전시는 1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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