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플레이 치중에 슈팅 실종
벤투호 22경기 4득점 머물러
내일 월드컵 예선 레바논전
도움보다 득점 능력 활용해야

'도우미보다는 해결사로!'

태극마크를 달면 소속팀에서 보여주던 날카로운 해결사 본능 대신 동료를 돕는 도우미 역할에 더 충실해지는 벤투호 '캡틴' 손흥민(29·토트넘)에게 레바논전을 앞두고 '과감한 골잡이' 모습을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애초 이번 경기는 레바논 원정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대한축구협회가 레바논축구협회와 협의해 내년 1월 27일 예정된 7차전 홈 경기와 일정을 바꿨다.

내년 1월 국내 홈 경기가 추운 날씨로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종예선 1, 2차전을 국내에서 치른다는 이점도 얻을 수 있어 내린 결정이었다.

벤투호는 지난 2일 치러진 이라크와 최종예선 1차전에서는 68% 볼 점유율에 15개 슈팅(유효슈팅 5개 포함)을 시도했지만, 무득점에 그치며 0-0으로 비기는 결과를 떠안으며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향한 첫걸음을 무겁게 내디뎠다.

손흥민은 이라크전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는 동안 전반 23분 단 한 차례 슈팅에 그쳤다. 볼을 이어받으면 동료에게 슈팅 기회를 내주는 도우미 역할과 더불어 코너킥 세트 피스 키커 역할에 더욱 충실했던 결과다.

손흥민은 벤투호 출범 이후 22경기 A매치에 나서 4골을 터트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인정받는 '월드클래스' 공격수 모습과는 사뭇 낯선 기록이다.

다만 A매치와 프로리그 경기를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손흥민을 향한 상대팀들 견제 수준이 달라서다.

이라크전에서는 상대 선수 한 명이 아예 손흥민을 전담 마크하며 움직임을 방해했다. 여기에 월드컵 예전 무대에서 한국이 상대하는 아시아팀들은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선수비 후역습'만을 노린다.

상대 진영에서 공간이 많이 나오지 않아 손흥민의 폭발적 드리블 능력을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다. 더불어 세밀한 조직력으로 상대의 좁은 공간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터라 손흥민은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팀플레이에 더 집중할 때가 많다.

손흥민은 이라크전에서 해결사보다 도우미 역할에 집중하는 모양새였지만 6차례 크로스 가운데 1개만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록적으로만 따지면 아쉬움만 가득한 결과였다.

결국 손흥민이 도우미의 짐을 덜어내고 해결사 본능을 더 살리지 않으면 7일 레바논전도 답답한 경기가 예상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8위로 A조에서 가장 순위가 낮은 레바논은 '침대 축구'의 개연성이 더 높아서다. 벤투호는 지난 6월 월드컵 2차 예선 최종전에서 레바논을 만나 2-1 역전승을 거뒀지만 선제골을 내주며 '침대 축구'에 애를 먹었다.

이번 레바논과 2차전도 선제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해결사' 손흥민의 활약에 팬들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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