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여성단체연합, 농산물 대리 판매…양파 파동 이후 3년째

소규모 농작은 수확량이 많지 않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에 기후 위기로 수해까지 입으면 타격은 더 크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 농산물을 대리 판매하는 '같이 살자' 프로젝트로 여성 농민과 손을 맞잡았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여성 농민과 교류해 그들이 지은 농작물들을 회원들과 나눠 구입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구마, 감자, 백자멜론 등의 농산물들이 연대에 힘입어 팔려나갔다.

여기서 거둬들인 수익금 일부는 경남여성단체연합의 활동에 쓰인다. 여성인권운동에도 후원하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경남여성단체연합과 여성 농민 모두를 위한 연대 사업이 되고 있다.

"가격은 어차피 시중에서 사도 비슷하잖아요. 기왕 같은 값이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의미 있고, 좋잖아요."

경남여성단체연합에서 10여 년째 회원으로 활동하는 이정화(45·창원 대방동) 씨는 매년 농작물을 구입하고 있다.

이 씨는 "그전에는 '여성 농민'에 대해 생각을 안 했는데 농작물을 구매하면서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통영에서 고구마를 재배하는 김미향(55) 씨는 "보관창고도 없어서 고구마를 판매하지 못하면 버리게 되는 상황"이라며 "경남여성단체연합에서 판매를 도와주신 덕분에 한 번에 고구마가 나가서 시간과 업무가 절약되고, 판매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양파 파동이 벌어지는 지역 상황을 보고서 2019년 '같이 살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냉장창고 보관 비용이 없어 농작물들이 버려지는 걸 보고 여성 농민들을 떠올렸다.

여성 농민은 농촌 인구의 절반을 넘지만, 여성 농민이 소유한 농지는 적은 편이다.

여기에 가부장적인 농촌 문화도 한 몫 더한다. 농사를 짓고 있으면서도 농민으로서의 지위를 갖기 힘든 경우가 많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의 연대로 여성 농민들도 힘을 얻는다.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경남여성단체연합 활동가들이 직접 농작물을 받아 배송 업무까지 맡고 있다"며 "직거래 방식으로 판매하다 보니까 여성 농민들의 수익에도 보탬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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