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사람은 어려움 닥치기 전 대비
주변 여건 좋을 때 겸손하고 감사해야

사람들은 참 묘한 구석이 있다. 주변 상황이 좋을 때는 곧잘 겸손하거나 감사할 줄 모르고 교만에 빠지기 쉽다. 요즘처럼 비가 쉴새 없이 이어져 무덥고 후덥지근한 날씨가 짜증나 어서 가을이 왔으면 하다가 정작 가을이 오면 지난 여름은 잊어버리고 무덤덤해진다. 갈증이 심할 때는 그렇게 물을 찾다가도 물을 마시고 갈증이 해소되면 물따위는 안중에 없다.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해 있다가 남의 도움을 받아서 상황이 호전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하무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신앙생활이 그렇다. 집안에 우환이 있고 장애가 있을 때는 열심히 절에 나와 기도하다가도 조금만 나아지면 나태해진다. 상황이 좋을 때는 자기가 잘나서 그런 줄 알고 오만에 빠져 있다가 곤란이 닥쳐야 허둥지둥 부처님이나 신에게 매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언젠가 '종말론'으로 미혹한 중생에게 '휴거가 된다'는 낭설을 퍼뜨려 직장도 그만두고 종말(종국)에는 휴거로 천국에 왕림하려고 기도에 매달려 패가망신 한 무리가 많았다. 마치 신앙심이 깊지 않으면 휴거가 되지 않는다고 하여 허둥지둥 신에게 매달렸던 어리석은 사건이 주변에 경종을 울렸다. 항상 일상 생활속에서 경건하게 신앙생활을 했으면 이런 두려움 또한 없을텐데 말이다. 아무튼 현명한 사람은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 미리 대비하는 사람이다. 주변 여건이 좋을 때일수록 항상 겸손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우리네 불자는 재난이 닥치기 전에 부처님전에 열심히 참회기도 하고 평소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해야겠다.

<삼국유사>에 보면 신라시대 화랑을 미륵의 화현이라 했고 노힐부득이나 달달박박 같은 이들은 미륵불로 성불했다고 기록돼 있다. 후백제 견훤이나 궁예도 자신이 미륵불이라고 자처했다. 고려시대 노비 만적의 난이나 조선 숙종 때 장길산 등도 미륵불 사상을 갖고 있었다. 근대 동학이나 증산교 또한 미륵신앙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밖에 근현대 신흥종교 대부분이 미륵신앙을 표방하다가 사라지곤 했다. 미륵부처에 대한 내용은 <미륵상생경>, <미륵하생경>, <미륵대성불경> 등 미륵삼부경을 비롯해 <증일아함경>, <숫타니파타>, <현우경> 등에도 나온다. 미륵부처는 석가모니부처님이 열반에 든 후 말세에 56억 7000만 년 후 우리에게 올 미래 용화교주이며 미래불 즉 당래 교주이다. 미륵은 범어 마이트레야(Maitreya)의 음역(音譯)이다. 고대 인도의 신 중 하나다. 이 신의 성격은 '계약, 진실'의 말이다. 미륵신앙은 민중 삶에 귀의처로 희망이 되기도 했다. 미륵부처가 강생하면 '그때는 탐욕심, 성냄, 미워함, 어리석음이 없고 늙은이와 젊은이가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며 인심이 조화되어 서로 보면 기뻐하고 좋은 말로 서로 위로한다'고 했다. 오직 삼보에 귀의하고 계율을 잘 지켜 윤리생활을 실천함으로써 혼란과 역경을 극복하고 이 세상을 살기 좋은 땅으로 만드는 적극적인 자비신앙으로 발전시켜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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