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온 세상 어린이를 다만나고 오겠네/온 세상 어린이가 하하하하 웃으면/그 소리 들리겠네 달나라까지/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동요 '앞으로' 노랫말이다. 작사 윤석중·작곡 이수인이 아폴로 11호 우주선 달 착륙을 보고 만든 4분의 4박자 노래다.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사람은 서로 만나야 하고, 국가라는 장벽도 손쉽게 뛰어넘는 존재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그렇다. 땅은 직선이지만 지구는 원형이다. 동그라미 위를 걷다 보면 서로 마주할 순간이 언젠가는 반드시 온다.

놀랍다. 아이들 웃음 소리가 달나라까지 들리는 그 사회는 또 얼마나 행복한 공동체일까.

이제는 이 땅에 아이들 웃음 소리가 아닌 울음 소리라도 들리면 하는 심정이다. 태어나면서 울고, 친구랑 싸워서 우는 소리가 넘쳐 났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은 살려 달라고 우는 소리가 나는지 귀 기울여야 하는 오늘을 살고 있다.

슬프다. 창작동요대회·어린이합창제는 사라지고 어느 순간 영어 말하기대회·코딩대회로 채워졌다. 더불어 노래하는 하모니를 배울 기회는 줄어들고 서로 경쟁하고 사람보다 기계와 친한 삶을 살라고 하는 건 아닌지 돌아본다.

영원히 아이처럼 살고자 했던 사람, 아이들 행복이 그 사회가 지닌 행복의 척도라 생각했던 사람이 떠났다. 동요 '앞으로' 외에도 '둥글게 둥글게', '아빠의 얼굴', '솜사탕' 등 500곡을 선물로 남겨두고 말이다.

지난 8월 22일 타계한 작곡가 이수인 선생을 추모하며 글을 매듭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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