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초부터 쓰인 우산(雨傘)의 순우리말인 '슈룹'! 이 말은 국어사전에 옛말로 실려 있기만 할 뿐 살려 쓰는 경우는 아마 전무하지 싶습니다. 그 옛 시대에 슈크림 같은 현대어의 '슈' 맛을 연상케도 하는 흥미로운 말입니다. 동요 패러디로 '…빨간 슈룹 노란 슈룹 찢어진 슈룹' 불러 보아도 참 재밌습니다.

각설하고 그 '슈룹' 우산은 자기 혼자서 쓰면 비를 겨우 가리는 데 그치지만 비 맞는 남에게 건네면 아름다운 감동이 됩니다. 9년 전 9월 중순께 일입니다. 휠체어에 탄 30대 장애인이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비에 젖은 채 '중증 장애인에게도 기본권 보장하라'며 1인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경찰관이 '태풍 위험 귀가'를 종용하였으나 그 장애인은 굳세게 완강했습니다. 경찰관은 하릴없어 아무 말도 없이 우산을 받쳐 주었습니다. '민중의 몽둥이'(?) 천만의 말씀, 분명 아름다웠습니다. '민중의 지팡이'!

 

아프간 특별기여자 입국

'진천(鎭川) 환영' 브리핑 중

빗속 강성국 법무차관에게

무릎 꿇고 우산 받쳐 준

굴욕의

당사자를 떠올리며

'우산 몽둥이'를 들어 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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