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미치지 않고서야〉 종영
도내 배우·시민 2000여 명 출연
지역 자원 활용한 제작 '호평'

창원시를 배경으로 찍어 관심을 끈 MBC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극본 정도윤, 연출 최정인)가 26일 종영했다. 최종회 시청률은 올해 MBC 드라마 중 전국 최고시청률이자 프로그램 자체 최고시청률인 4.3%를 기록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지방자치단체 최초 지역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된 이 드라마에 경남지역 배우 31명과 시민 등 보조출연자 2000여 명이 출연했다고 밝혔다.

<미치지 않고서야>는 회사에서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는 직장인들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에는원창원 용호동 가로수길, 창원광장, 봉암다리, 마산 아구거리, 진해 벚꽃, 창원컨벤션센터, 거제식물원 정글돔 등 지역 명소들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드라마 속 도시이름도 옛 마산·창원·진해 이름을 본떠 뒷글자만 바꾼 마성시·창인시·진하시로 설정됐다. 지난 6월 첫 방영을 시작으로 매주 수·목요일 16부작으로 편성돼 8주간 방영됐다. 올해 3월 17~18일 인터내셔널호텔에서 드라마 대본연습을 시작, 첫 촬영에 들어간 지 5개월여 만인 지난 24일 마지막 촬영이 끝났다.

드라마에는 MBC경남에서 진행된 지역연기자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경남지역 연기자 31명이 출연했다. 배우들은 개발2팀 인턴, 개발3팀 팀장, 당자영(문소리) 아버지역 등을 맡아 감초역할을 했다. 조연으로 출연한 지역 배우들과 보조출연자(엑스트라)로 나선 창원시민 등 전체 보조출연자는 2000여 명에 달한다. 경남도와 창원시 등이 제작지원한 이번 드라마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문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콘텐츠진흥팀장은 "지역에서 드라마가 촬영되면 협조만 받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모든 게 지역 자원을 활용해서 만들어졌다"며 "이런 식으로 드라마가 제작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드라마 글씨체를 김종원 경남도립미술관장이 썼고, 창원시립교향악단이 OST 주제곡을 녹음했다"며 "드라마 제작진이 창원대 산업디자인과와 협업해 CI(기업 이미지)를 제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마지막회에만 보조출연자 160여 명이 출연했다"며 "추후 비용 분석을 해봐야 하겠지만 보조출연자 인건비만 4억 원 정도가 쓰인 거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당자영 아버지 역을 맡은 천영훈(도파니예술단 대표) 배우는 "제작진이 지역을 위해 애써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주연 배우들도 예의를 잘 차려주고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써줘서 정말 고마웠다"면서 "41년째 연극을 하고 있는데, 드라마에 출연할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준 도와 시·제작진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조연인 강민구 팀장 역으로 출연한 이삼우 극단 예도 연출가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연기자들이 방송을 타게 되면 인지도가 늘어날 수 있고, 출연 배우들이 나오는 공연은 흥행과도 연관될 수 있다"며 "이 같은 방식으로 연기자를 캐스팅하는 시스템이 더 확장돼 지역에서 작업하는 분들이 많은 관객과 시민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된다면 지역을 지키는 배우들이 지금보다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