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아동문학(동시)의 길도 걸으면서 늘 경경(耿耿)히 안타까이 보듬고 끙끙거린 속앓이가 하나 있습니다. '동요 증발'입니다. 그래서 입버릇 되뇜처럼 된 경구(驚句)도 있습니다. <'하의 실종'? 그보다 더 무서운 건 바로 '동요 실종'!> '섬집 아기'→'개구쟁이' '산할아버지'(김창완)→'올챙이송'까지의 시대 변천 분위기에선 '희망 길조' 예감이 들더니, 이후론 어른들이 아이돌 그룹을 키운답시고 초딩들에게 엉덩이 흔들기와 괴성 지르기나 시키는 통에 '동요 벼논에 멸구가' 들끓게 됐습니다.

민은기 서울대 음대 교수가 쓴 <동아일보>(2013.5.18.) '문화비평' 글 두 구절 발췌. '아이들이 어른들의 가요에 집착하는 것은 동심을 빼앗아 간 어른들에 대한 반항이 아닐까. 자신들에게 동심이 있다는 사실조차 거부하면서'. 날카로이 뼛속까지 찔러 주는 논조라 하겠습니다. 밤하늘은 있어도 희미한 아, '동요 별'!

 

<둥글게 둥글게>, <앞으로> 춤추고 노래하며, 힘찬

발걸음 내딛도록 고취한

작곡가 고(故) 이수인 님!

동요의

대지 가뭄을 적실

단비의 넋으로 영생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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