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징용 피해자에 봉사활동
애니메이션 속 가족관 연구·분석

오는 25일 경상국립대 2020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한국에서 일제 강제 징용·위안부 피해자 등에게 봉사활동을 했던 30대 일본인이 박사학위를 받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히로세 에이코(36) 씨. 그는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며 한일평화증진연대(NGO) 등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사는 '나눔의 집'에 1년간 정기적으로 봉사하러 다녔고, 모금 활동을 하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동시증언회를 전국 대학교에서 추진하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들이 사는 양로원 봉사, 일본 우토로 마을·조선학교·민단 방문 등 한일 간의 어려운 역사 문제를 고민하며 활동해 왔다.

▲ 한국에서 일제 강제 징용·위안부 피해자 등에게 봉사활동을 했던 일본인 히로세 에이코 씨가 경상국립대 2020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게 돼 화제다. /경상국립대
▲ 한국에서 일제 강제 징용·위안부 피해자 등에게 봉사활동을 했던 일본인 히로세 에이코 씨가 경상국립대 2020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게 돼 화제다. /경상국립대

에이코 씨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한국인과 결혼해 진주에 오게 됐다"면서 "2014년 3월 경상국립대 대학원 일본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해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2018년 3월에는 일본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해 드디어 이번에 박사학위를 취득(지도교수 권해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에 논문 6편을 게재했고, 경상국립대가 대학원생 연구의욕을 고취하고자 해마다 2회 개최하는 젊은 개척연구자상을 4회나 수상했다.

현재 8살, 6살, 4살인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권해주 지도교수는 "육아에 바쁜 와중에도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대단한 학구열 덕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에이코 씨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벼랑 위의 포뇨>에 나타난 가족관(일어일문학, 2021)' 등의 논문에서 '가족관'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분석해 왔다. 박사학위 논문도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에 나타난 가족관 고찰'이다.

그는 "가족과 결혼, 인구 정책 및 출산, 육아에 관한 문제 인식과 그 해결 방안 모색이 더없이 중요해지는 현시점에, 한일 다문화 가정의 일원이자 다자녀 가정 어머니로서 강점을 살려 학계 및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우선 한일해저터널 진주시추진위원회에서 강사로 활동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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