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직거래매장 운영
합당한 대가·합리적 가격 제시
생산·소비자 조합원 모두 만족
매월 나눔의 날 온정 나누기도

진주를 중심으로 조합원이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고, 조합원이 판매하고, 조합원이 소비하는 먹거리협동조합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진주우리먹거리협동조합 진주텃밭'이다. 진주텃밭은 2011년 설립된 여성농민영농조합 '들꽃영농조합법인'에서 시작됐다.

현재 진주텃밭은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주로 진주에 있는 생산자 조합원이 재배한 농산물을 취급한다. 농축산물, 곡류가 주를 이룬다. 주방세제, 대나무 칫솔 등 친환경 생활용품도 판매한다.

▲ '진주텃밭' 진열대에 놓여 있는 지역 농산물. 재배한 농민의 이름이 적혀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진주텃밭' 진열대에 놓여 있는 지역 농산물. 재배한 농민의 이름이 적혀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진주텃밭 직거래판매장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하는 가격을 제시한다. 이전에 농민들은 친환경 농법을 고수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친환경 농법이 일반 농법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동이 들기 때문이다. 농사를 잘 지었어도 친환경 농산물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판매가 원활하지 않다. 진주텃밭이 이 문제를 없애고 있다. 농민에게는 합당한 금액으로 돌려주고,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판매액을 제시한다. 이는 진주텃밭이 생산자 조합원의 농산물을 운송하면서 중간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판매하기 위한 농민 역량 강화 사업도 한다. '온새미로 농법'을 농민에게 교육하고 온새미로 농법으로 지은 농산물을 판매한다. 온새미로는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생긴 그대로'라는 뜻의 우리말이다. 온새미로 농법은 탄화액을 만들고 뿌리는 방식이다. 탄화액이란 자연 채취한 식물을 태워서 수증기를 받아 냉각시켜 증류수가 된 것이다.

온새미로 농법에선 식물별 역할이 있다. 무는 농작물의 열기를 빼는 역할, 코스모스는 벌레를 쫓아내는 역할을 한다. 소희주(49) 진주텃밭 이사장은 "논밭에서 보면 벌레지만 산이나 들로 가면 곤충들이 아닌가.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온새미로 농법이야말로 제대로 된 친환경 농법이다"라고 말했다.

▲ 소희주 진주텃밭 이사장이 잡곡 구매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소희주 진주텃밭 이사장이 잡곡 구매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온새미로 농법은 진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종호 씨가 10년 이상 개발해 특허받은 농법이다. 김 씨는 현재 진주텃밭 생산자 조합원이다. 다른 생산자 조합원도 온새미로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온새미로 농법으로 지은 쌀은 일반 쌀보다 맛이 좋고 오메가3 함유량도 높다.

농법만 친환경을 고수하는 게 아니다. 직거래판매장에서 포장지, 플라스틱 용기 등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직거래판매장 앞에 재사용 용기 수집함이 있다. 진주텃밭 측에서 살균기로 씻어 재사용한다. 생산자 조합원이 가져가 포장에 활용하고 직거래판매장에 진열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소비자 조합원은 씻은 용기에 주방세제를 원하는 만큼 채워 구매하기도 한다.

진주텃밭은 한 달에 한 번 '나눔의 날'을 지정해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매월 15일의 매출액 5%를 나눔통장에 적립한다. 그 금액에 해당하는 농산물 꾸러미를 만든다. 경남에 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홀몸 노인 10명, 저소득층과 장애인 가정 등에 나눈다. 나눔의 날에는 나눔위원회 조합원들이 모여 꾸러미를 포장하고 배달한다. 생산자 조합원들은 농산물과 기부금을 낸다. 조합원에게 친환경 농산물 판매·구매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진주텃밭 직거래판매장은 진주시 금산면, 초전동에 있다. 올해 9월 중에 평거동에 진양호점을 열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도 구상 중이다. '바로요리꾸러미(밀키트)'이다. 직거래판매장에 있는 먹을거리를 조합하면 완제품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시작이었다. 또한 우리 밀로 만든 빵과 직접 개발한 양념장을 조합해 샌드위치, 햄버거 등을 바로요리꾸러미로 판매할 예정이다.

▲ 진주텃밭에서는 용기를 가져가면 필요한 만큼만 세제를 구매할 수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진주텃밭에서는 용기를 가져가면 필요한 만큼만 세제를 구매할 수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진주텃밭의 앞으로 계획은 지역과 함께 지속 가능한 사업이다.

소 이사장은 "지역 농업, 지역 먹을거리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게 있다. 하고 싶은 상상을 현실로 펼치면서 진주텃밭의 조합원과 성장해나가고자 한다. 수입을 생각하면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가치에 동참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창한 계획보다 진주텃밭 매장이 더 많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우리 손으로 만들어 신뢰할 수 있는 가공품을 지역민에게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 이사장은 지역 취약계층을 중점으로 고용창출을 해 진주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진주시민이 판매하고, 진주시민이 소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주우리먹거리협동조합 진주텃밭은 생산자 조합원 260여 명, 소비자 조합원 2300여 명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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