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도내 2000여 곳 서비스
대기업 일색 시장서 인정 받아
신속한 출동·업무 일원화 장점
초과근무시스템 구축 확대 계획

무인경비업 시장은 에스원, ADT캡스 등 대기업이 국내 점유율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이 점유율을 공고히 하며 자금, 홍보 등이 다소 부족한 중소기업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사라졌다. 한국무인경비업협동조합은 200여 개에 달하던 중소 무인경비업체가 10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경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 속에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매출 증가세를 보이는 중소기업이 있다. 진주시 초전동에 자리 잡은 '㈜스마트시큐리티'의 이동준(42) 대표를 만나 성장 비결을 들었다.

-'스마트시큐리티'를 간략하게 소개해달라.

"순수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0년 12월 설립한 무인경비업체다. 스마트 관제를 통한 출동 서비스, 출입통제, 근태관리, 식수관리, 통합관제, 영상감지 등 무인경비시스템 외 다양한 바이오인식 솔루션을 제공한다. 진주 본점 포함 도내 시군 10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출동 차량은 20대를 보유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등 공공기관, 합천농협 등 금융권, 해인사 팔만대장경 등 2000여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사 기술력 인정, 공공기관 수주로 매출이 2018년 5억 원, 2019년 7억 8000만 원, 2020년 13억 9000만 원, 2021년 상반기 10억 9900만 원 등 매년 늘어나 현재 경남지역 매출 1위 기업이 됐다."

▲ 이동준 스마트시큐리티 대표가 17일 진주시 초전동 스마트시큐리티 본사 앞에 있는 경비 차량 옆에서 자사의 무인경비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이동준 스마트시큐리티 대표가 17일 진주시 초전동 스마트시큐리티 본사 앞에 있는 경비 차량 옆에서 자사의 무인경비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코로나19 상황 속 매출이 오른 특별한 이유가 있나.

"2019년부터 3년간 무인경비업이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며 관공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이란 공공기관에서 무인경비업 서비스를 이용할 때 중소기업만 입찰, 수의계약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자사는 코로나19로 자영업자 폐업이 속출하며 일부 관리 대상이 줄었지만, 자영업자 비율은 전체의 20% 정도라 타격이 크진 않다."

-매출 상승 요인으로 중기 간 경쟁제품이 큰 비중을 차지한 듯하다.

"그렇다. 그런데 이 제도는 3년마다 재지정을 받아야 한다. 올해가 그 시기로 재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수년간 무인경비업을 영위하는 중기가 줄었다. 경남에서도 무인경비업 중기 수가 15개에서 현재 6곳밖에 없다. 대기업 독과점을 막고 중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느정도 균형을 맞춰줄 수 있게 재지정은 물론 정책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서비스 품질 차이가 큰가.

"사실 기술력으로 따지면 대기업과 큰 차이 없다. 대기업에서 하는 체계를 중기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오히려 중기에서 더욱 밀착하거나 특화해 관리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출동차량 한 대당 가입자가 대기업은 평균 1500명, 중기는 400명이다. 관리 인원이 적어 보다 비상상황 출동이 빠르다. 대기업은 출동, 기술영업직이 분리돼 있는데 중기는 출동+기술영업을 한 인력이 갖췄기에 설계, 계약, 시공, 소비자 응대까지 전담한다. 이 외에도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기업 독점 시장 구조에서 초기 시작이 큰 걸림돌이겠다.

"2010년 시작했을 때도 기술력은 있으나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문제였다. 예시로 월 이용료 10만 원을 위해 각종 설비에 수백만 원을 투입해야 했다. 손익분기점 도달까지 평균 3년이 걸린다. 자본은 필요하고 당장 수입은 없는 상황 속 10번도 넘게 접고 싶었다. 그러나 함께 창업을 시작한 대학 동기들과 믿고 따라준 직원들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중소기업'이라는 인식도 영업 장벽이라던데.

"일단 소비자들이 중기에 보안을 맡길 수 있냐는 우려가 가장 크다. 기존 무인보안업체의 브랜드 인지도가 비교 불가 수준인 것이다. 대기업은 자본을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하기에 지사망이 많은 것뿐이다. 무인경비업계에서 최상의 난도로 꼽히는 게 금융권인데 자사는 창업 첫해부터 은행 4곳, ATM 10개소 등에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도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력에 자신 있다."

▲ 이동준(오른쪽) 스마트시큐리티 대표와 직원이 통영시청에서 초과근무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스마트시큐리티
▲ 이동준(오른쪽) 스마트시큐리티 대표와 직원이 통영시청에서 초과근무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스마트시큐리티

-최근엔 초과근무시스템 구축사업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초과근무시스템은 공공기관에서 주로 사용하는데 대기업이 100%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었다. 자사에서 자체적으로 3년 전 소프트웨어를 개발, 보급해 현재는 도내 시군 90%가량이 우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경기, 경북 공공기관에서도 도입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향후 5년 내 초과근무시스템 구축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무인경비 관련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CCTV 장비 등 기기 제조 분야까지 진출해 하드웨어까지 갖출 수 있는 다재다능한 무인경비업체로 성장하려 한다.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만의 기술력, 특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대기업의 독과점 시장을 완화해 건전한 경쟁 체제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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