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공존 중시하는 감수성 문화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시민 참여'와 '시민 문화력 증진'만이 능사가 아니라 '깨어 있는 시민'이 문화력을 키워 도시 통합 정책을 문화적으로 이끌어가야 진정한 문화 민주주의가 이뤄진다고 강조하는 시민이 있다. 시민연구원, 책임연구원을 거쳐 올해 시민R&D연구원을 맡은 이한준(47·김해시 삼계동) 씨다. 그는 ㈔생활자치커뮤니티 우리동네사람들 사무처장, 사회적협동조합 김해문화네트워크 이사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선정 2019 지역혁신가도 거쳤고 올해 6월까지 경남공익활동지원센터 일을 했다.

-시민R&D연구원은 어떤 일을 하나.

"책임연구원이 지역 문제를 발굴해 실제로 해결해보는 시민이라면 R&D연구원은 20명 책임연구원 역량강화 교육을 하고, 도시문화실험실을 총괄하는 매니저 역할을 한다. 책임연구원들이 시민 정보를 이끌어오려면 생활실험실(리빙랩) 등 절차와 도구가 필요해 그런 것을 개발하는 일을 한다."

-시민이 문화적 주체가 된다는 것, 문화 민주주의는 추상적인 느낌인데 정확히 뭔가.

"시민이 문화적 주체가 되는 방법보다는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 인지, 감수성, 함께 살아가기, 다름이 서로 보완되는 것을 인식하는 시민이 돼야 한다. 그런 변화를 위해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작은 것부터 찾아나가면 변화를 이뤄낼 것이다."

▲ 시민R&D연구원 이한준 씨. /이수경 기자
▲ 시민R&D연구원 이한준 씨. /이수경 기자

-그동안 시민활동가로서 많은 일을 해왔을 텐데, 동기는 무엇이었나.

"2014년 대안교육을 생각했다.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던 모친이 '좋은 유치원을 만들라'는 유언을 남기셨다. 김해 1호 숲유치원 운동을 시작했고, 숲교육 사회적협동조합도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대안교육, 대안경제, 대안사회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커졌다. 김해사회적경제공동체지원센터 방향도 연구하고 있다."

-대안사회는 어떤 사회를 말하나.

"자본 중심, 개인 중심인 사회를 인간 중심, 공동체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모든 부문에서 대안사회가 됐으면 한다. 2018년부터 우리동네사람들 사무처장을 맡아 일해 오고 있다. 도교육청 행복교육지구사업으로 마을교육공동체 일(교육 주도 마을 일자리 창출)도 했고, 도민예산학교도 참여했다."

-깨어 있는 시민이 김해 문화도시의 필수 요건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김해에 2018년부터 진행한 퍼실리테이션(마을을 잇는 참여와 촉진 전문가) 교육이 타 지역보다 활성화돼 있다. 김해문화재단과 김해문화도시센터가 양성 교육을 계속 하고 있다. 그 덕인지 시민은 원탁 토론을 하자고 하면 적극 응한다. 공론 장에서 논의한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면 시민은 적극 참여한다. 시는 시민이 결정한 것을 곧바로 들어주지 않지만, 깊이 생각하는 소수 참여 시민이 세상을 바꿔낸다. 세상이 더 나아지길 바라고 더 좋은 향기를 내면 좋겠다."

-그동안 시민 힘이 작용해 이뤄진 일이 있다면.

"김해시는 주민참여예산 조례를 일찌감치 만들었고 최근 몇 년간 공익활동 지원 조례, 민주시민교육 조례, 문화다양성 조례를 제정했다. 시의원들 도움도 있었지만 시민 힘이 작용한 결과다."

-시민R&D연구원으로서 해보고 싶은 일은 뭔가.

"조례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각종 위원회 설치·운영 조례가 있는데 1년에 회의를 두 번밖에 하지 않는다. 위원회 스스로 운영 계획을 수립하게 하고, 계획을 수립하면 시가 예산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위원으로 위촉되면 의무교육도 받아야 한다. 최근 생긴 김해시 먹거리보장 시민위원회는 위촉 위원들이 위원회 의무교육을 받도록 조례로 정했다. 민관 거버넌스에 대해, 위원회로 참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위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바로 알아야 위원회를 둬서 시민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도록 하는 거버넌스 제도의 취지가 지켜질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문화 민주주의를 위한 포부도 밝혀 달라.

"김해민설센터를 만들고 싶다. 관설민영, 민간위탁이 아닌 민설민영센터다. 행정에 종속되지 않고 행정이 보좌하는 형식의 센터다. 민설센터를 할 수 있는 힘이 김해에 있다. 시민 30여 명이 온라인 회의를 하면서 한 달간 계획서를 짰고 올해 초 시에 제안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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