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갈아주는 남자' 선정

화단에서 청바지 작가로 알려진 김해동(사진) 창원대 미술학과 교수가 시인으로 등단한 지 3년 만에 제26회 영랑문학상 작가대상을 받았다.

영랑문학상은 한국 순수시의 대표 시인인 김영랑(본명 김윤식) 시인을 기리고자 월간 순수문학사가 제정해 매년 선정한다. 이번 심사위원은 장윤우·이명재·채수영·진동규·정연수 등 시인과 소설·평론가로 구성됐다.

김 시인이 작가대상을 받은 작품은 '칼을 갈아주는 남자'라는 연작시다. 이 시들은 올해 4월 시집으로 발간됐다. 심사평을 들어보자.

"'부풀어 오른 물관을 틀어잡고/ 웃자라는 생각'(전지된 나무)에 나타나는 깊고 그윽한 사유의 세계는 상상력의 확장이기도 하다. '사람 하나 들어낸 자리에/ 나무 한 그루 심었다'(변주)는 생태주의적 시선을 비롯하여 시집 전편에 삶과 사회를 대하는 지식인 자세, 지역을 품은 장소 사랑 등이 담겨 있다. '파아란 고요를 사유하는 꽃'(청수국)에서처럼 시를 직조하는 언어 조탁 능력과 철학적 사색을 높이 사며 김해동 시인을 작가대상으로 선정한다."

김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아버지가 평생을 두고 쌓아 올린 집의 돌담과 산성처럼 높았던 논과 밭의 돌담들은 사춘기의 막연한 고독과 사유의 도반이었으며, 어머니의 조각보는 순탄하지 않았던 내 삶의 방향이자 자식들을 포기할 줄 모르는 끈기의 부산물이었다"며 "그리운 생각들을 시치고, 감치고, 훔치고, 박음질하고, 공그르고, 새발뜨면서 살아가길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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