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경남 수필집 2권 출간
조현술·차상주 각자 삶 풀어내

도서출판 경남이 최근 '경남산문선' 64·65집으로 조현술의 <모나리자의 눈물>과 차상주의 <도다리는 왜 집을 나갔을까>를 함께 냈다. 도서출판 경남은 2009년부터 경남지역 문인들의 수필집을 냈다. 1집은 마산무학여자중·고교 초대 교장을 지낸 서익수 수필가의 교육수상집 <나는 지금 여기가 행복하다>였다. 65집이 나오기까지 12년, 매년 평균 5~6권을 발간한 셈이다.

▲ 조현술의 <모나리자의 눈물> 표지.

◇<모나리자의 눈물> = 조현술 작가는 진주혜광학교 교장을 지낸 교육자 출신이다. 1981년 <소년>에 동시 '모내기'를 발표하며 문학 활동을 시작해 198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시인 아저씨가 들려준 노래'로 당선됐다. 1995년 <현대시조>, 2007년 <한국수필> 신인상에 선정됐다. 10여 권의 창작동화집을 냈으며, 이번 수필집은 1995년에 낸 창작동화집 <모나리자의 눈물>과 제목이 같다.

수필집 첫 작품에 작가의 '모나리자'에 얽힌 사연이 나온다. 작가는 3살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어느 날 공부방에서 책장 속에 있던 명화 '모나리자'를 발견하고 "그 모나리자 그림에 내 눈이 꽂히는 순간, 나는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숨을 멈추었"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억지를 부려 모나리자 그림을 빼앗다시피 해서 집으로 가져왔"고, 책상 앞에 붙이고는 "그림을 소중하게 간직하기 위해 그림 앞에 하얀 종이 커튼을 쳐 두고 하루에 한 번씩만 모나리자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동화와 수필집에 스며 있다 하겠다.

작가는 이번 수필집 주제를 가정과 교육에서 끌어냈다. "가족 단위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동양적 윤리와 신세대 사이의 갈등을 비교해 현실적 대안을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 차상주의 <도다리는 왜 집을 나갔을까> 표지.

◇<도다리는 왜 집을 나갔을까> = 차상주 작가는 2001년 <문예한국>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경남문인협회 이사, 진해문인협회 회장을 지냈다. 수필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사를 담담하게, 때로는 담대하게 풀어내는 것이어서 그만큼 활동이 따르지 않으면 소재를 구하기 쉽지 않다. 작가는 서문에서 그런 고민을 털어놓았다.

"글쓰기 시작한 지도 어언 25~26년이 되었다. 괜찮은 글 한 편 쓰고 싶었다. 글감을 찾아 나섰지만, 그것은 희망일 뿐 아직 쓰지 못했다. 좋은 글은 '새로움'을 죽기 살기로 찾아도 보일 듯 말 듯한데, 소재 몇 개 주워들고 흐릿한 눈으로 매달렸으니 나는 참 염치없는 사람이다."

이 수필집을 읽다 보면 소소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웃음과 그 속에 밴 작가의 사유를 발견하게 된다. "강남스타일 노래의 말춤에 맞춰 춤추는 어린아이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나고, 동창 모임에서 술상이 차려지기 전에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친구가 만담이라도 늘어놓으면 한 방의 친구가 터뜨리는 폭소에 나도 빠지지 않고 합세한다. 그러나 사진사 앞에만 서면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만다."('웃음의 심상' 112쪽)

전문수 문학평론가는 수필집 평설에서 '성인도 여세출'이라는 말을 꺼냈다. 태어나면서부터 특별한 능력을 갖고 나오는 성인은 없다는 뜻의 이 말이 차상주 수필가에게 해당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팔순의 미수에 가까운 수필의 노익장이 돋보여서이다. (…) 그의 작품을 접하면서 그 연치에도 상당한 수준의 격을 갖춘 작품들을 발견하고는 먼저 얼핏 머리에 떠오르는 말이 여세출이란 고사성어였다."

이어 전 평론가는 "희귀한 기록이 수필이라는 문학 작품이 되려면 한 단계 더 차원을 달리하여야 하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데아의 발현을 진지하게 추구해야 한다"며 차 수필가의 작품 수준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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