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민간위탁 계약 종료
창원시설공단 운영 예정
직원들 승계 여부 불투명
시 "종합검토 이후 결정"

창원시 마산합포스포츠센터 운영 주체가 오는 9월 창원시설공단으로 바뀌는 가운데 고용승계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창원시는 시설 상태와 필요 인력을 파악한 이후 승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8월 31일 창원시가 민간기업 코오롱글로벌과 맺은 마산합포스포츠센터 민간위탁 운영 계약이 끝난다. 시는 9월부터 창원시설공단에 스포츠센터 운영을 맡길 계획이다. 시는 지난 5월 코오롱글로벌 측에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고, 7월에는 시설공단과 위탁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알렸다.

창원시청 전경. /연합뉴스

운영 주체를 변경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업체 적자를 보전해주는 예산이 많이 들고, 효과적인 방역 관리도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시는 전년도 업체 손실분의 110%를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 31일까지 한 해 동안에만 5억 원을 지원했다. 올해 적자 폭은 더 클 전망이라 더는 민간 운영을 통한 예산 절감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 과정에서 마산합포스포츠센터 직원 23명은 난데없이 해고 위기를 느끼게 됐다. 시와 코오롱글로벌이 맺은 위탁 계약서에 고용승계 내용이 없어서다. 이들은 스포츠센터 운영 주체가 바뀐다는 사실을 지난 21일에야 스포츠센터 점장을 통해 들었다. 공식적으로 코오롱글로벌과 계약을 맺은 직원들은 창원시·시설공단 판단에 따라 한 달 뒤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한 직원은 "위탁 주체인 창원시 결정이라지만, 우리도 창원시민"이라며 "4년 가까이 일을 해오면서 어느 곳보다 시설을 깨끗이 관리해 왔다고 자부하는데, 한순간에 백수가 될 처지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이에 최정규 창원시 체육진흥과 체육지원계장은 "아직 시설공단과 새 협약을 맺기도 전이고, 고용승계와 관련해 정해진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며 "우선 스포츠센터 설비와 필요 인력 규모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인데, 코오롱 측에서는 고용승계가 안 되면 인수인계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센터에 대한 종합 검토가 마무리되면, 시설공단 측 의견을 참고해 고용승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영혁 창원시설공단 기획예산팀 과장 역시 "공단은 수탁 기관인 만큼 신규 채용이냐 고용승계냐 문제는 창원시가 정해주는 큰 방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설공단의 타 기관 직원 고용승계 사례가 없지는 않다. 2010년 통합 창원시가 출범할 때 마산시·진해시 소속 체육시설 운영 주체가 바뀌면서 소속 직원 역시 공단으로 적을 옮겼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민간 수탁업체라는 차이점이 있는 만큼 승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마산합포스포츠센터는 2017년 9월 개관과 동시에 이례적으로 민간위탁을 결정해 논란이 됐다. 당시 안상수 창원시장은 "시민들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마산합포스포츠센터 외 공공체육시설은 모두 시설공단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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