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통 판매 제한 등 통제 심각
교민들 한국 정부에 지원 호소

#김해 한 사출공장 노동자 보보 씨는 요즘 미얀마에 남겨둔 가족들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장모와 아들, 딸, 아내까지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겪었다는 소식을 접해서다. 특히 아내의 몸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직접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어려운 상황이다.

#틴 퉤이 씨는 하루 전, 고모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을 거뒀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머지 가족들도 맛을 못 느끼거나 기침을 계속하는 등 증상에 시달리지만, 병원 치료는 못 받는 상황이다. 군부가 통제하는 의료기관들이 민간 환자 입원을 거부해서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매주 일요일 거리에 나서는 것뿐이다. 두 사람은 한 주간 지친 몸을 이끌고 25일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시위 현장에 섰다. 당장 인도적 의료지원을 호소하는 한편, 군부를 몰아내기 위한 한국 정부·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경남이주민센터와 한국과 미얀마연대, 경남미얀마교민회는 21번째 일요시위를 진행했다.

네옴(30) 경남미얀마교민회장은 "전문적인 코로나19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숨이 잘 쉬어지는 자세나 민간요법을 공유하며 버티고 있다"라며 "사망자가 많아 하루종일 장례식이 열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독재와 코로나19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 23일 "미얀마는 동남아시아 최초 백신 접종 국가 중 하나였고 민주정부는 1·2차 확산을 효과적으로 통제했는데, 군부는 의사를 가두거나 죽이고, 산소통 개인 판매를 제한하는 등 코로나19를 무기처럼 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엔은 '2286 결의'에서 분쟁지역 의료 종사자에 대한 국제적 보호책임을 분명히 했지만, 현실에서는 군부의 범죄를 눈감아주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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