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장마가 시작될 모양이다. 지난 해 홍수피해를 본 수재민들은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데 장마까지 시작되면 또 가슴을 졸일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수해가 댐 관리를 잘못해서 발생했다니, 천재에 인재를 입은 셈이니 기가 찰 노릇일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난해 8월 합천댐과 남강댐 수해는 '댐 운영 미흡에 따른 인재'라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 댐하류수해원인조사협의회는 30일 합천군청에서 조사용역 결과 안을 발표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합천 황강과 진주-사천 가화천 구간 홍수 피해는 댐 운영 미흡에다 몇 가지 이유가 더해진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 국가가 홍수관리 관련 법과 제도, 기후변동 등 다양한 여건변화를 고려하지 못하고 댐을 관리·운영했으며, 댐과 하천 운영 관리자로서 주의 의무를 다하는 데 미흡했다고 평가한 대목은 말 그대로 관리를 잘못한 인재라는 것이다.

관리를 잘 못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이제 국가는 홍수로 말미암은 국민의 재산적·정신적 피해를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그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해야 한다. 관리자가 태만했는지, 규제와 기준이 잘못됐는지, 아니면 항간에 회자되는대로 다른 이유가 있는지도 명확히 밝혀 차후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책임도 국가에 있다. 거기에다 기후변화, 댐과 하천 홍수대응 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해지역에 항구적인 홍수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주민 안전과 재산피해를 막는 중요한 요소다.

주목할 부분은 댐 운영 측면에서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지 않아 하류 홍수 피해를 줄이는 데 미흡했다는 부분이다. 합천댐, 남강댐에다 섬진강 주암댐도 같은 상황이었다고 믿는 피해주민이 많으며 그래서 더욱 분통을 터트린 걸 책임이 있는 이들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도대체 왜 댐 방류 정보를 하류 지역 자치단체와 주민에게 규정(방류 3시간 전)보다 늦게 통보해 대응 시간이 부족하게 했는지 등 한 치도 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는 피해 주민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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